홍콩매체 "'보복 제재' 하고도 구체적 내용 공개 안 해"
"중국, 투자협정 체결 위해 'EU 제재' 후 모호한 태도"

중국이 신장(新疆) 위구르 인권문제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측에 보복 제재를 발표했지만 중국-EU 간 투자협정 체결을 의식해 이후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SCMP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 중국 관리들이 해당 제재가 '별반 중요하지 않으며 보이는 것보다 사실은 덜 강력할 것'이라는 식의 설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는 제재보다 훨씬 더 중요한 중국-EU 간 투자협정 체결에 어떠한 피해도 가지 않도록 분란을 조용히 무마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 EU는 지난해 12월 30일 투자협정 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EU는 지난달 신장 위구르 인권탄압을 이유로 4명의 중국 관리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고, 중국은 몇시간 후 보복 제재를 발표하며 신속히 대응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의 주권과 이익을 심각히 침해하고, 악의적으로 거짓말과 가짜정보를 퍼뜨린 유럽 측 인사 10명과 단체 4곳을 제재하기로 했다"며 EU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PSC)와 독일의 저명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중국학연구소(MERICS)를 명단에 올렸다.

그러면서 이들의 중국·홍콩·마카오 입국을 금지하며 중국과의 교류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제재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외교 소식통은 "중국 측은 해당 제재의 법적 영향에 대한 추가 설명을 여러 차례 거부하며 제재가 어떤 식으로 적용될 것인지에 물음표를 남겨뒀다"고 말했다.

이어 "일례로 중국 측은 PSC에 대한 제재가 EU 각국 대사들인 PSC 회원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안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들은 SCMP에 "중국이 제재를 구체화하도록 몰아붙이는 게 될 수 있어 우리는 중국 측에 (제재에 대한) 질문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MERICS 측은 SCMP에 "제재 발표 후 (중국측에서) 누구도 접촉해오지 않아 어떻게 그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여행 제한으로 최근에 중국에 스태프를 파견하지 않았고 현재도 그럴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SCMP는 다만 중국의 제재 발표 며칠 후 MERICS의 유일한 주주인 독일 슈티프퉁 메르카토르 재단의 베이징 사무소에 대한 중국 민정부의 후원이 끊겼다고 전했다.

왕이웨이(王義의<木+危>)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MERICS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한 연구를 "허위정보"라고 비판하며 중국이 MERICS에 짜증을 내왔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신장 위구르와 관련해 비슷한 제재를 부과한 영국, 캐나다보다 EU에 더 강력한 보복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CMP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8일 유럽의회 회의에서 여러 회원이 중국 측의 제재를 비판했으며, 유럽 집행위원회에서도 전반적으로 중국-EU 간 투자협정 체결을 밀어붙이려는 욕구가 결여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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