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 "추적 거부 시 무관심 광고 도배·서비스 유료 전환 가능"
애플워치로 마스크 쓴 채 아이폰 잠금해제…시리에 남성 목소리도
애플, iOS 업데이트…앱 실행 때 개인정보 추적 허용할지 묻기로
아이폰 이용자들은 앞으로 아이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 자신의 검색 활동이나 이용 기록을 추적해도 될지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은 26일(현지시간) 앱을 처음 실행하면 이 앱이 이용기록을 추적해도 될지를 반드시 묻도록 하는 앱 추적 투명성(ATT) 기능이 포함된 운영체제(OS) iOS 14.5를 발표했다고 경제매체 CNBC와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새 iOS는 IDFA(광고주용 식별자)에 접근하려는 앱을 실행하면 팝업 창을 띄워 그 앱이 IDFA에 접근하도록 허용해도 될지를 이용자가 승인하도록 한다.

IDFA는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마다 부여된 고유한 식별자(identifier)로, 페이스북이나 광고주들은 이를 활용해 아이폰 이용자의 검색 활동, 앱 이용 기록 등을 추적하고 맞춤형 광고를 보낸다.

아이폰 이용자들은 이전에도 설정을 통해 각각의 앱이 IDFA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할 수 있었다.

다만 그러려면 설정에서 여러 단계를 거쳐 이 기능을 찾아야 했는데 앞으로는 자동으로 팝업 창이 뜨도록 바뀌는 것이다.

이 팝업 창은 추적당하는 것을 승인할지 물으면서 승인할 경우 더 나은 광고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안내도 함께 보여줄 수 있다.

앱 개발자·소셜미디어·광고 업계는 이렇게 되면 상당수 이용자가 접근 차단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페이스북이나 광고주들은 앞으로 이용자 개개인의 신원 정보나 취향·관심사를 반영한 맞춤형 광고를 보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다만 추적을 거부한다고 해서 광고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WSJ은 지적했다.

외려 자신의 관심사나 필요와 무관한 광고들로 도배될 수 있다고 광고 업계나 앱 개발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또 페이스북의 광고·기업제품마케팅 부사장인 그레이엄 머드는 사람들이 추적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무료였던 서비스가 유료로 전환되고 소상공인들이 고객을 찾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CNBC는 이번 조치가 "모바일 광고의 작동 방식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많은 광고주는 이런 사생활 보호 조치가 표적 광고의 효율성과 수익을 떨어뜨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페이스북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던 시장 조사업체 MKM 파트너스는 최근에는 "(광고) 생태계에 일시적이고 최소한의 근본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애플은 또 이번 업데이트에서 애플워치 이용자는 마스크를 쓴 채로도 패스코드를 입력하지 않고 애플워치로 아이폰을 잠금 해제하고, 아이폰의 인공지능(AI) 음성 비서인 '시리'의 목소리를 남성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또 운전 중일 때 무선이어폰 에어팟이나 자동차의 카플레이를 이용해 전화가 온 것을 안내받고 통화를 할 수 있게 된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비디오게임 콘솔인 엑스박스 시리즈 S 및 X, 플레이스테이션 5의 게임패드를 아이폰과 연결하는 기능도 도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