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튀르크계 국가 터키 입장 지지…알리예프-에르도안 대통령 전화통화

터키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genocide) 인정을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제1차 세계대전 무렵 오스만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집단학살로 공식 인정한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역사적 실수"라고 비판했다.

아제르, 미국의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 인정에 "역사적 실수"
아제르바이잔 측은 성명에서 "알리예프 대통령이 그것(바이든 대통령의 집단학살 인정)을 역사적 실수라고 규정했다"면서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은 이 같은 인정을 수용 불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아제르바이잔 외무부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은 1915년 사건에 관한 역사적 사실들을 왜곡했다"면서 "소위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정치화하는 자들은 당시 아르메니아인 무장 세력에 의한 50만명 대량학살, 1918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와 다른 지역들에서 '다슈낙'(아르메니아 민족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에 의해 자행된 대량학살 등에 대해서는 침묵한다"고 지적했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집단학살 인정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와 아제르바이잔은 모두 튀르크 민족이 세운 국가로 양국 국민은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상대방을 형제국가로 인식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스만제국 시대에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로 숨진 모든 이들의 삶을 기억한다"며 "미국 국민은 106년 전 오늘 시작된 집단학살로 목숨을 잃은 모든 아르메니아인을 기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15년부터 1923년까지 터키의 전신 오스만제국이 아르메니아인과 다른 소수민족 150만 명을 학살한 사건을 집단학살로 공식 인정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르메니아인 집단학살 인정에 대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역사학자들이 다뤄야 할 논쟁"이라며 "제삼자가 정치화하거나 터키에 대한 간섭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터키 외무부도 성명을 내고 "미국 대통령의 성명을 강력히 거부하고 비판한다"며 "학문적·법적 근거가 없고 어떤 증거로도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터키 외무부는 이날 자국에 주재하는 데이비드 새터필드 미국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