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환경보호 약속 이행확인 필요성 제기…문화예술인들도 비판에 가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주도로 열리는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브라질에 대한 금융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환경보호를 내세워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구체적인 성과를 확인할 때까지 지원을 보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우소나루 믿지말라"…기후정상회의 전 브라질 지원에 신중론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토드 채프먼 미국 대사와 독일·노르웨이·영국·유럽연합(EU) 대사들은 이날 브라질의 좌파·중도좌파 정당 소속 상원의원들을 만나 국제사회의 금융 지원은 브라질 정부가 환경 보호 약속을 이행한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보호를 강조하는 정당인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소속 한도우피 호드리기스 상원의원은 대사들을 만나고 나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지원은 분명한 환경보호 목표를 세운 프로젝트에 대해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30년까지 아마존 열대우림을 비롯한 삼림 지역에서 무단 벌채를 종식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는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브라질 정부의 환경정책 전환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커지는 데 따른 것이다.

브라질의 전직 환경장관과 정치·경제·사회 분야 전문가, 대학교수, 원주민 대표들은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에게 이날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환경보호 약속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최근 환경문제에 관해 유화적인 발언을 하고 있으나 보우소나루 정부의 환경정책은 달라지는 게 없다"면서 환경보호 관련 법률을 무력화하고 원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기부로 조성되는 아마존 기금 운용 중단, 환경 규제 완화와 환경보호 기관 약화, 파리 기후협약 탈퇴 위협, 무단 벌채와 불법적인 금광 개발 확산 등을 보우소나루 정부 들어 환경 분야에서 나타난 퇴행적 조짐으로 들었다.

"보우소나루 믿지말라"…기후정상회의 전 브라질 지원에 신중론
미국과 브라질의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보우소나루 비판에 가세했다.

할리우드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비롯한 미국과 브라질의 문화예술인 36명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를 실질적으로 줄이는 성과를 낼 때까지 금융지원과 관련한 협정을 체결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마존 열대우림과 기후변화, 인권에 대한 위협에 맞서기 위한 긴급한 행동이 필요하지만,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합의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브라질의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인 '기후관측소'는 미국 정부가 1개월여 전부터 환경 문제에 관해 보우소나루 정부와 비공개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기후정상회의에서 협력 협정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히카르두 살리스 브라질 환경부 장관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1년 안에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 면적을 40% 정도 줄이려면 10억 달러의 국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