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합의 복원 회담 진행 중 이란, 이라크서 사우디 관리 만나
이란, '라이벌' 사우디와 회담…"평화 위한 대화 환영"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이란이 최근 중동 지역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나 회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멘 내전 등에서 이란과 대립하는 사우디는 과거 JCPOA 체결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19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이라크의 중재로 사우디 측과 만나 회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사우디와의 대화를 환영하며, 이는 양국의 이익과 지역 평화·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과 사우디의 고위 관리가 지난 9일 이라크에서 만나 양국 관계 회복을 위해 회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이 보도와 관련 "일부 인용이 모순되는 부분이 있지만, 사우디와 대화를 시작한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AFP 통신도 이날 이라크 관리를 인용해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총리 주도로 이란과 사우디 고위 관리가 관계 회복을 위해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라이벌' 사우디와 회담…"평화 위한 대화 환영"
이란은 지난 6일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합의 참가국 공동위원회 회담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핵합의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동결·축소하는 대신 유엔과 유럽연합(EU),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해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고, 이란이 이듬해 핵합의 이행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했다.

사우디는 2015년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JCPOA를 성사하는 과정에서 강하게 반발했다.

핵합의로 오바마 정부 시절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가 이전보다 소원해지기도 했다.

사우디는 기존 핵합의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무장 단체 지원 문제에 대해 다루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핵합의는 이전의 핵합의를 넘어서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슬람 수니파 국가인 사우디는 2016년 주이란 대사관에 이란 시위대가 불을 내자 대이란 외교 관계를 끊었다.

당시 이란 시위대는 사우디가 시아파 성직자 등 40여명을 집단 처형한 것에 반발했다.

이란, '라이벌' 사우디와 회담…"평화 위한 대화 환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