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선개입·해킹에 강력 응징
외교관 10명 추방…기업도 제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 은행의 러시아 신규 국채 매입을 금지했다. 러시아의 지난해 미 대선 개입과 연방정부 해킹에 대한 제재다. 미국의 막강한 ‘금융 파워’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압박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 등을 통해 오는 6월 14일부터 미 금융회사에 러시아 중앙은행·재무부·국부펀드의 신규 채권 매입 및 이들 기관에 대한 자금 대여를 금지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외교관으로 일하는 10명의 러시아 당국자를 추방하고 해킹에 가담한 6개사를 제재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러시아가 불안을 초래하는 국제적 행동을 지속하거나 확대한다면 미국은 전략적·경제적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대가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워싱턴이 모스크바와의 격화되는 갈등에서 ‘러시아의 국제 금융시장 접근 제한’이란 핵심 무기를 꺼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국채 매입 제한의 효과가 당장은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러시아 국채 중 외국인 보유액은 410억달러(약 46조원)로 그리 많지 않고 미국 투자자의 보유 비중은 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 국채 매입 금지는 상징적 수준이며, 러시아가 악의적인 행동을 멈추지 않을 경우 러시아의 자본시장 접근 제한 등 더 강력한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NYT는 예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제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긴장을 고조시키면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를 원한다”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다시 제안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주러 미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고 대변인을 통해 “그런 공격적 행동은 단호한 반격을 받을 것”이라며 맞보복을 예고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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