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 수장들이 14일(현지시간) 한목소리로 중국을 미국이 직면한 최대 위협으로 꼽았다. 2년 만에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의 ‘글로벌 위협’ 청문회에서다.

크리스토퍼 레이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우리(미국)의 혁신과 경제 안보, 민주적 신념에 중국보다 더 위협이 되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FBI가 중국 정부와 연계된 2000건 이상의 사건을 조사 중이며, 10시간마다 한 번꼴로 중국 정부와 관련된 사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베이징과 연루된 산업 스파이 행위가 지난 수년간 1300% 증가했다고 했다.

17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중국은 경제·군사·기술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미국에 도전하고 국제 규범을 바꾸려 하는, (미국과) 거의 동급의 경쟁자”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처를 “다른 것과 견줄 수 없는 최우선 순위”라고 했다.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중국의 역내 공격적 행위’와 ‘사이버 능력’ 등을 꼽았다.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중국 공산당과 지도부가 점점 더 미국에 적대적으로 돼 가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중 경쟁의 핵심 분야 중 하나로 ‘기술’을 꼽았다. 번스 국장은 중국 지도부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기원 조사 과정에서 데이터를 투명하게 제공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미 정보당국 수장들의 이 같은 인식은 미 의회와 행정부의 초당적인 ‘중국 견제’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오는 9월 11일까지 완전 철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중국과의 극심한 경쟁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20년간 지속된 미국의 ‘최장기 전쟁’인 아프간 전쟁에서 발을 빼면서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기술과 사이버 위협을 통제할 국제 규범이 독재자들이 아니라 민주적 가치에 기반하도록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