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끝난 소말리아 대통령 '2년 더 연장' 법안 서명
임기가 지난 2월 끝난 모하메드 압둘라히 모하메드 소말리아 대통령이 임기를 추가로 2년 연장하는 법안에 서명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영방송 라디오 모가디슈는 '파르마조'(치즈)라는 별명으로 잘 알려진 대통령이 "의회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국가 선거 지도 방침에 관한 특별 결의안을 서명해 법으로 만들었다"라고 전했다.

소말리아 하원은 몇 달간 대선 개최 방식을 둘러싼 정국 교착 끝에 지난 12일 대통령 임기를 2년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임기 끝난 소말리아 대통령 '2년 더 연장' 법안 서명
그러나 상원 의장은 이에 대해 "비헌법적"이라고 강력히 비판했고 해당 결의안은 법으로 서명되기에 앞서 필요한 절차로서 상원에 상정되지 않았다.

파르마조와 소말리아 5개 반자치 연방주는 지난해 9월 당시 2020년말과 2021년 초 사이에 간선제로 총선과 대선을 실시하기로 합의했으나, 투표 시행 방안을 놓고 티격태격한 끝에 결렬됐고 그사이 대통령 임기도 끝나버렸다.

새 법은 2023년 1인1표제에 따른 대통령 직접 선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소말리아는 1969년 처음으로 직접 선거를 한 뒤 아직 어떤 정부도 약속만 했지 실제로 이같이 하지 못했다.

국제사회는 거듭해서 연기된 대선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소말리아의 주요 동맹으로 수십 년 내전으로부터 회복과,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주의자와 싸움에 지원을 해준 미국은 이날 파르마조의 임기 연장 조치에 대해 "깊이 실망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이러한 행동은 깊은 분열을 부르고 연방주의 과정과 정치 개혁을 해칠 것"이라면서 제재와 비자 제한 등 가용한 모든 반대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 외교정책 수장인 호세프 보렐도 선거 개최에 관한 회담으로 즉각 복귀하지 않으면 "구체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소말리아 야당 대선후보 연합도 공동성명에서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안정, 평화, 단합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소말리아는 1991년 시아드 바레 군사 정권 붕괴 이후 제대로 된 중앙정부를 가져보지 못하고 수십 년간 내전과 부족간 갈등으로 무법 상황이 펼쳐졌다.

59세인 파르마조 대통령은 2017년 높은 인기 속에 집권했으나 정치적 통제력을 늘리려고 하다가 연방 주들과 갈등에 휩싸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