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말부터 4종 나와…1988년 민주화 운동 당시 소식지 '벤치마킹'
시장 등서 배포…10쪽 안팎 시위 소식·반군부 기사·시위 기법 담겨
인터넷 차단? 유인물로 반군부 소식 공유하는 미얀마 시위대

미얀마 군부가 인터넷 접속 차단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미얀마 활동가들이 과거 방식을 벤치마킹해 유인물을 통해 시위 소식을 공유하며 저항 의지를 다지고 있다.

조만간 군부가 유일하게 남은 유선 인터넷마저 끊길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로 '정보 암흑'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위 동력을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11일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에 따르면 미얀마에서는 현재 4종 정도의 반(反)군부 유인물이 발간되고 있다.

학생 운동가들이 주도하는 이 유인물은 지난달 말부터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가 지난달 15일부터 휴대전화 인터넷(모바일 인터넷)까지 차단한 것이 결정적 계기로 보인다.

인터넷 차단? 유인물로 반군부 소식 공유하는 미얀마 시위대

가장 먼저 등장한 소식지는 '시또' 또는 '투워즈'(Towards)다.

우리말로 '향하여' 정도로 번역된다.

7쪽짜리 소식지로 저항 운동과 관련한 기사 및 시(詩) 등이 실려 있으며, 대학생연합의 전·현직 구성원들이 발행에 참여하고 있다.

전 대학생연합 멤버는 "인터넷 접속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언론 보도도 제한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옛날 방식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화염병이라는 뜻의 '몰로토프'는 이달 1일 처음 모습을 보였다.

최근 일부 시위대는 군경의 무자비한 총격에 맞서 사제 무기나 화염병을 만들어 대항하는 중인데, 소식지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

맨 첫 장에 화염병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인터넷 차단? 유인물로 반군부 소식 공유하는 미얀마 시위대

몰로토프를 발간하는 젊은 활동가들도 유인물을 펴내는 이유로, 군부의 압박이 심해지면서 전역에서 인터넷 차단 조치가 취해지고 있음을 들었다.

이들은 특히 유인물 발간 목적에 대해 대중들이 반군부 저항 운동 관련 정보를 접하고 해당 운동에 참여하도록 하며 저항의 여러 기법을 공유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처음 발간된 8쪽짜리 '창간호'에는 반군부 저항 운동 관련 기사 및 시뿐만 아니라 만화와 군경 폭력에 의해 숨진 이들의 메시지를 실었다.

일주일 후 발간된 2번째 소식지는 12쪽으로 분량이 늘었는데, 여기에는 거리 시위 등을 포함한 반군부 저항 운동과 관련해 도움이 될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이 실렸다.

이런 유인물은 다양한 통신수단이 등장하기 전인 지난 1988년 민주화 운동 당시에 많이 활용됐던 소식지와 유사한 것이다.

다만 지난 5일 처음 나온 '봄의 목소리'(The Voice of Spring)의 경우, 디지털 친화적인 세대가 만든 유인물답게 인쇄물 형태와 함께 휴대전화 문자서비스(SMS)로도 내용을 전한다.

이들 반군부 유인물은 주로 거리나 시장에서 젊은 활동가들이 시민들에게 나눠준다고 미얀마 나우는 전했다.

'투워즈'와 '몰로토프'는 주로 최대 도시인 양곤 시내에서 배포되고 있고, 특히 몰로토프는 계엄령이 내려진 양곤 내 6개 지역에서도 시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다고 한다.

'봄의 소리'는 양곤뿐만 아니라 시골 지역에서도 시민들에게 배포되고 있다고 매체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