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루미나의 그레일 인수 반대…WSJ "미국 반독점 정책 공격적인 시대 진입"
미FTC 바이오 업체 합병에 '40년간 1건'인 수직합병 반대 소송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자국내 바이오 기업의 수직적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FTC는 유전체 분석업체인 일루미나(Illumina)의 그레일(Grail) 인수와 관련해 암 진단 기술의 혁신 저하 가능성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일루미나는 지난해 9월 그레일에 대한 인수를 공식 발표했으며 인수액은 71억달러(약 8조457억원)로 알려졌다.

그레일은 '액체 생검'(liquid biopsies)으로 불리는 혈액 테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암 조기 진단법을 개발 중인 회사이며 일루미나는 이런 진단을 시행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장비를 개발해 판매하는 업체다.

일루미나는 당초 2016년 신생 계열사로 그레일을 출범하면서부터 이 회사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가 지난해 그레일이 상장을 준비 중인 가운데 나머지 지분의 매수를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FTC는 일루미나의 그레일 인수합병시 암 조기진단 시험 시장에서 혁신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암 조기진단 개발업체들이 일루미나의 장비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루미나가 그레일의 경쟁업체들에 부당하게 가격을 인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저널은 그동안 미국 규제당국의 반독점 소송은 대부분 직접적인 경쟁자들이 연관된 '수평적 인수합병'을 대상으로 했다면서 이번 소송은 수직 합병을 문제 삼는다는 측면에서 한층 더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직 합병에 대한 당국의 소송 제기 사례는 AT&T의 타임워너 인수합병에 대해 법무부가 제기한 2017년의 소송이 지난 40여년간의 역사에서 유일했다고 소개했다.

저널은 이번 소송과 관련해 "미국의 반독점 정책 집행이 한층 더 공격적인 시대에 진입하는 신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