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뒤 연정에 몇주 혼선…네타냐후 재집권 불투명
높은 실업률·인프라 구축 지연·경기회복 차질 등 우려
'집단면역 목전' 이스라엘, 정부구성 난항에 발목 잡히나
이스라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회복하는데 속도를 내지만 총선 후 연립정부 구성 난항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서 전날 치러진 총선의 혼전 양상이 코로나19 상황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재집권 여부를 결정하는 협상이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스라엘 대통령은 총선 개표가 마무리된 뒤 정당 대표들과 논의를 거쳐 새 연립정부를 이끌 총리 후보를 지명한다.

이후 총리 후보 지명자가 42일 안에 다른 정당들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면 총리직에 오르게 된다.

연립정부 협상에서는 정당들의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는데 올해도 진통이 예상된다.

이스라엘 선거관리위원회가 총선 개표를 88% 진행한 결과,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정당 리쿠드당이 약 30석을 확보하고 야이르 라피드의 중도 성향 '예시 아티드'가 17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최다 의석을 확보한 정당의 대표로서 총리 후보에 다시 지명될 수 있다.

그가 연립정부에 필요한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120석의 과반을 확보하려면 다른 정당들과 손을 잡아야 한다.

그러나 연립정부 협상의 교착 상태가 광범위한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려는 이스라엘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현지 유권자와 국회의원, 평론가가 우려한다고 WSJ는 전했다.

팔레스타인 문제 등 안보 정책에서 강경한 네타냐후 총리는 총 재임 기간이 15년인 이스라엘 역사상 최장수 총리지만 장기 집권이 일부 유권자들을 식상하게 했다.

여기에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부터 뇌물수수와 배임, 사기 등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인기 하락과 도덕성 논란이 연립정부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민주주의연구소의 요하난 플레스너 소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활동하고 정부 구성에 필요한 한, 그가 법적 문제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지 않으면 위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면역 목전' 이스라엘, 정부구성 난항에 발목 잡히나
WSJ는 네타냐후 총리가 연립정부를 위해 이념이 다른 아랍계 정당을 포함한 다양한 파트너들을 찾을 것으로 예측했다.

정치적 색깔이 다른 정당들을 설득하는데 시간이 그만큼 오래 걸릴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 새 정부 구성과 의회 개원이 늦어질 경우 경기 회복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실업률은 16.7%로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27%에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또 코로나19 사태에다 예산안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서 텔아비브와 에일라트 사이의 고속철도 계획 등 여러 정부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의회가 학교 재개를 위한 특별 예산 통과를 소홀히 하면서 학기 시작이 늦어졌고, 장기 예산의 부족은 군대의 조달 계획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연립정부 난항은 코로나19 방역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했던 이스라엘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백신을 접종하며 집단 면역에 도전하고 있으며 그 성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인구의 약 60%가 한차례 이상 코로나19 백신을 맞았고 최근 신규 확진자가 크게 줄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 조처를 더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