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순방 언급후 "그들은 이 회담에 관심 많아"…"중국이 국제질서 위협" 비판
양제츠 "일본과 한국은 2~3위 무역 파트너"…"중국 목조르면 피해 자초" 美에 경고
난타전 벌인 미중 고위급 회담…'美 한일 순방' 놓고도 신경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18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는 미국의 한일 순방을 놓고도 거친 신경전이 펼쳐졌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 순방을 언급하며 중국의 국제사회 행태에 대한 동맹의 우려를 거론하자 중국은 한·일이 중국의 긴밀한 무역 파트너라며 미국 중심의 잘못된 시각이라는 취지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19일 미 국무부가 배포한 공개 모두발언 녹취록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자신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함께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일본, 한국과 회담을 끝내고 막 돌아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블링컨 장관은 취임 후 첫 순방지로 15~18일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찾았고, 18일 한국 일정을 끝낸 뒤 곧바로 미국 알래스카로 날아가 중국과 회담에 임했다.

지난 12일 바이든 대통령의 일본, 인도, 호주와 쿼드(Quad) 정상회담에 이어 국무·국방 장관의 한일 순방은 중국과 알래스카 담판을 앞두고 동맹을 중심으로 한 대중 포위망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담았다는 해석을 낳았다.

블링컨 장관은 한일 순방을 언급한 뒤 "그들은 우리가 오늘과 내일 여기서 할 토론에 매우 관심이 많다"며 "이는 우리가 제기할 이슈가 미중뿐만 아니라 그 지역과 전 세계 다른 나라와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과 대만 문제,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동맹국을 향한 경제적 강압 등 중국의 행동을 언급한 뒤 "이 모든 행위는 글로벌 안정성을 유지하는, 규칙에 기초한 질서를 위협한다"고 중국을 직격했다.

난타전 벌인 미중 고위급 회담…'美 한일 순방' 놓고도 신경전
발언권을 넘겨받은 양제츠(楊潔篪)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은 중국이 따르는 것은 유엔 중심 국제시스템과 국제법이 뒷받침하는 국제질서이지, 소수 국가가 주창하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미국은 미국식 민주주의가, 중국은 중국식 민주주의가 있다면서 미국이 나머지 국가에 미국식 민주주의로 다가서려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이 말하는 보편적 가치는 국제사회의 공론이 아닌 미국 정부를 대표하는 것이라고 치부하고, 압도적 다수 국가가 이를 국제사회의 공론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과학적, 기술적 기준에 따라 수출입 관련 문제를 대처하고 있다면서 블링컨 장관이 일본과 한국 순방을 언급한 사실을 상기하고 "이 두 나라는 중국과 두 번째, 세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라고 적시했다.

블링컨 장관이 한국과 일본을 중국의 행동에 우려하는 동맹국이라고 표현하자, 경제적으로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국가라는 식으로 되받아친 것이다.

거센 반격에 직면한 블링컨 장관은 마이크를 넘겨받은 뒤 취임 후 짧은 기간 거의 100개 국가와 대화를 나누고 한국과 일본을 첫 순방지로 다녀왔다고 재차 언급했다.

그는 "내가 들은 것은 당신이 설명한 것과 매우 다르다"며 "나는 미국이 돌아왔다는 점, 동맹, 파트너와 다시 관여한다는 점에 대한 깊은 만족감을 (동맹으로부터) 전해 듣고 있다.

중국 정부가 취한 일부 조처에 관한 깊은 우려 또한 듣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양 정치국원은 "중국의 체제가 옳은 한 중국을 목조를 방법은 없다"며 "누군가 중국 국민을 목 조르거나 억압할 경우 스스로 피해를 초래할 뿐이라는 점을 우리 역사가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