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매체 "친중 매체가 홍콩보안법 위반 지적"
홍콩 시위 다큐, 친중 매체 비방에 상영 취소
2019년 홍콩이공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를 기록한 다큐멘터리의 극장 상영이 친중 매체의 비방으로 취소됐다고 홍콩 프리프레스가 16일 보도했다.

프리프레스는 '인사이드 더 레드 브릭 월'(Inside The Red Brick Wall)이 전날 밤 홍콩의 한 극장에서 처음으로 관객을 맞을 예정이었으나 첫 상영을 3시간 앞두고 상영이 전격 취소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친중 성향 매체 문회보가 해당 다큐에 대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한 여파라고 설명했다.

문회보는 이 다큐가 "경찰과 홍콩 정부에 대한 저항을 선동하고 우리나라에 대한 증오를 퍼뜨린다"며 당국에 상영금지를 촉구했다.

전날 홍콩 영화비평가협회 등은 페이스북을 통해 상영 취소 사실을 알리면서 "지난 며칠간의 과도한 관심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다큐는 2019년 11월 홍콩이공대를 점령한 반정부 시위대가 2주간 경찰과 격하게 대치하던 상황을 담고 있다.

제목의 레드 브릭 월(붉은 벽돌 벽)은 홍콩이공대를 상징한다.

익명의 그룹이 제작한 88분 분량의 이 다큐는 유럽 최대 다큐 영화제인 암스테르담 국제다큐영화페스티발에서 편집상을 받았다.

홍콩 당국은 지난해 9월 이 다큐에 대해 '18세 이상 상영 관람가' 등급을 매겼다.

또 범죄에 해당하는 장면에 경고문구를 삽입하라고 요구했다.

이 다큐는 15일에 이어 21일 두 차례 극장 상영이 예정돼 있었으며 앞서 티켓은 예매 30분 만에 매진됐다.

제작진은 성명을 통해 "현실이 엄혹하지만, 홍콩 다큐 제작자들은 자리를 지키며 홍콩인들을 위해 세계가 인정하는 작품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상영이 더 힘들어지겠지만, 관중을 위한 상영 기회는 계속해서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