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사관, 그리스 외교부와 기념행사…"수교 100주년까지 함께 하자"
'또 하나의 혈맹'…한국-그리스, 수교 60주년 기념로고 공동제작
한국과 그리스가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공식 로고를 공동으로 제작했다.

주그리스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양국은 10일(현지시간) 그리스 외교부 청사에서 수교 60주년 기념 로고 발표식을 했다.

행사에는 임수석 주그리스 대사와 콘스탄티노스 프라고야니스 그리스 외교부 경제외교차관(한국의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프라고야니스 차관은 "양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북위 38도에 위치한 반도·해양 국가라는 점, 수많은 외침과 식민지배·독립·내전·군사정부에 이어 민주화를 이룩한 역사의 궤적 등 공통점이 많다"면서 "양국 관계를 지속해서 발전시켜 더욱 성대한 수교 100주년을 맞이하자"고 강조했다.

이에 임 대사는 이번 행사를 공동 개최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 준 프라고야니스 차관과 관계자들에게 깊은 사의를 표했다.

그리스 측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제한 조처에도 외교부 내 한국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라인의 고위 인사들이 모두 행사에 참석하는 등 한국과의 각별한 우의를 드러내 보였다고 한다.

'또 하나의 혈맹'…한국-그리스, 수교 60주년 기념로고 공동제작
한국은 그리스와 1961년 외교관계를 수립했지만, 양국의 인연은 한국전쟁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스는 당시 미수교 상태임에도 한국을 지켜내고자 연인원 1만581명의 병력과 7대의 수송기를 파견했다.

이는 그리스 최초이자 최대 해외 파병 기록으로 남아 있다.

전쟁 중에는 186명이 전사하고 610명이 부상하는 등 인명피해도 컸다.

피로 맺어진 혈맹인 셈이다.

수교 이후 양국은 외교·경제를 중심으로 우호 관계를 돈독히 다져왔다.

특히 무역 규모는 1965년 16만7천 달러에서 2019년에는 22억 달러로 1만3천 배 이상 증가했다.

조선·해운은 양국이 '윈-윈'하며 세계를 호령하는 대표적 산업분야로 꼽힌다.

세계 선박의 20%, 유럽연합(EU) 선박의 50%를 보유한 세계 1위 해운국인 그리스는 1972년 한국에 최초로 대형 유조선 2척을 발주하며 한국 조선업이 세계 1위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해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하나의 혈맹'…한국-그리스, 수교 60주년 기념로고 공동제작
그리스 선주들이 지난 20년간 한국 선박 구매에 투입한 금액만 매일 평균 500만 유로(현재 환율로 약 68억 원)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2018년의 경우 그리스 측 고부가가치 선박의 70%(111척 중 77척)를 한국에서 수주했다고 한다.

임 대사는 "그리스는 한국에 안보와 경제적으로 소중한 도움을 줬다"며 "현재 양국의 실질 협력은 농업·교통·물류·정보통신기술(ICT) 등으로 확대되고 있고 디지털·과학기술·문화·제약 분야의 협력 잠재력도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주그리스 한국대사관은 양국 수교 60주년을 맞아 올해 다양한 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5∼6월 중에는 아테네 전쟁박물관 내에 그리스군이 나선 한국전 격전지와 양국 군인들의 전우애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실물 전시관을 설치할 예정이다.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헌신과 양국 우호 관계를 상징하는 조형물도 제작된다.

또 케이팝 페스티벌과 한국 영화 상영, 현대 미술전, 한식 요리 강좌 등 다양한 문화·전시 행사도 연중 진행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