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부통령이 고위급 회의에서 자신이 제외됐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19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데일리 네이션에 따르면 윌리엄 루토 케냐 부통령은 전날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이 주재한 정부 고위급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애초 회의 참석자 명단에서 자신이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장·차관을 비롯해 정부 고위 공직자들이 참석한 전날 회의에서 케냐타 대통령은 그의 2번째이자 마지막 임기를 17개월 남겨둔 시점에 현재 정부가 진행하는 주요 개발 프로젝트들을 우선순위별로 짚어보고 각 부처에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루토 부통령이 빠진 가운데 프레드 마티앙이 내무장관과 조셉 킨유아 공공서비스부 장관이 상석에서 대통령 좌우에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개헌을 통한 국정개편안(BBI)을 두고 부통령과 대립해 온 케냐타 대통령은 며칠 전 루토에게 정부를 비난한다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두라고 역정을 낸 바 있다.

케냐 대통령실은 7개월 전 대통령이 마티앙이 내무장관이 이끄는 팀에 2020년 하반기 국정운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루토를 대통령궁에서 진행된 회의에 부르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매뉴얼 탈람 부통령 홍보국장은 언론에 "내가 아는 한 부통령은 초대받지 않았다"며 자세한 내용은 대통령실에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주, 케냐타 대통령은 루토 부통령이 정부의 실책을 비난하면서도 훌륭한 업적은 부통령 자신의 공적으로 삼으려 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대통령은 "당신은 정부를 비난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이러저러한 일들을 이루었다고 자랑한다.

도대체 몇 개의 정부가 있단 말인가.

우리와 일을 하려면 그렇게 하고, 비난하려거든 나가버리라"라고 호통쳤다.

이에 대해, 부통령은 정부에 계속 남아 있을 것이며 케냐타 대통령을 이을 사람으로는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부통령은 내년 8월 대선을 앞두고 이미 선거 캠페인 성격의 전국 투어를 진행하면서 대통령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데다 이제는 각료회의 참석자 명단에서 배제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엘게요 마라크웨트 카운티의 킵춤바 무르코멘 상원의원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케냐타 대통령이 대통령과 부통령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대통령은) 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에 대해 칼날을 빼 들었다"고 지적했다.

케냐서 정·부통령 간 갈등 심화…"부통령, 고위급 회의 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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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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