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당국 "편집 과정 심각한 결함…시청자 불만 처리도 부실"
홍콩, 공영방송 때리기…수장 교체하고 운영 부실 지적

홍콩이 19일 유일한 공영방송에 대해 신랄한 경영 검토 보고서를 발간하고, 수장을 교체했다.

에드워드 야우(邱騰華) 홍콩 상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홍콩 공영방송 RTHK의 방송국장 조기 교체와 최근 RTHK에 대해 진행한 경영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RTHK의 신임 방송국장(광파처장)으로는 홍콩 민정사무국 부비서장 리팩천(李百全)이 임명돼 3월 1일 부임한다.

야우 사무장관은 그간 신임 방송국장을 공모했으나 적합한 후보가 없어 정부 내 인사 중에 임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5년 반 동안 RTHK를 이끈 현 렁카윙(梁家榮) 방송국장은 오는 8월까지가 임기이지만 조기 교체됐다.

당국은 이에 대해 "상호 협의하에 임기를 조기 종료하게 됐다"고만 밝혔다.

당국은 이날 RTHK에 대한 85쪽짜리 '지배·관리 검토보고서'도 발간했다.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편집 과정의 심각한 결함'과 '시청자 불만 처리 부실'이다.

편집과정에서 편집 간부들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으며, 편집장이나 간부들의 수동적 대응 속에서 기본적으로 개별 제작진의 판단에 따라 모든 편집 결정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또 프로그램 제작에서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구하지도 않았고, 시청자 불만도 객관적·불평부당하게 처리하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야우 상무장관은 "RTHK의 경영과 관리에 몇가지 문제가 있다"면서 "RTHK 운영 지침이 담긴 운영 헌장이 존재함에도 경영진은 직원들이 그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야한다는 것을 주지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RTHK는 2019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보도하면서 정부와 경찰, 친중 세력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친중 세력들은 RTHK가 반정부 편향적이라며 정기적으로 불만을 신고했으며 방송국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1월에는 2019년 7월 홍콩 시위 현장에서 발생한 '백색테러'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한 RTHK 기자가 체포됐다.

해당 기자에게 적용된 혐의는 취재과정에서 도로교통법을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또 지난달에는 역시 2019년 시위와 관련해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비판을 받은 RTHK 기자가 해고됐다.

이에 언론 통제라는 비판이 일었다.

RTHK가 중국 당국의 결정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영국 BBC 월드 뉴스의 중계를 중단한 것도 논란이 됐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인 홍콩의 언론의 자유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1928년에 세워져 한때 BBC 방송에 비견되기도 했던 유일한 공영방송 RTHK의 편집 독립권은 RTHK 헌장에 명시돼 있다"면서 "홍콩 정부의 조치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해 시행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은 언론의 자유와 반체제 인사를 억압하는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홍콩 미디어 거물 지미 라이 빈과일보의 사주는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가장 유명한 인사"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경없는기자회의 세계 언론자유 평가에서 홍콩은 2002년 18위였으나 지난해 80위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177위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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