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정부들 "보건부 연내 전국민 접종 계획 못 믿어"…의회에 협조 요청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족 사태가 현실화하고 있다.

지방 정부들이 신속한 백신 공급을 요구하면서 의회를 통해 보건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전국의 주지사들은 12일(현지시간) 보건부에 코로나19 백신 공급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촉구하면서 의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주지사들은 보건부가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아무런 내용도 없는 접종 계획만 밝히고 있다면서 상원의장과 하원의장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백신 언제 주나"…브라질 코로나19 백신 부족 사태 현실화
이는 에두아르두 파주엘루 보건부 장관이 전날 상원에 출석해 올해 안에 모든 국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파주엘루 장관은 "올해 상반기에 절반, 하반기에 나머지 국민에게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체 인구 2억1천180만 명에게 접종할 백신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실제로 보건부가 현재까지 확보한 백신은 600만 회분에 불과하며, 백신 공동 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와 러시아·인도 등과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남동부 에스피리쿠 산투주의 헤나투 카자그란지 주지사는 "우리는 백신 공급 일정을 정확하게 알고 싶다"면서 "파주엘루 장관이 올해 말까지 모든 국민에게 접종하겠다고 말했으나 명확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북동부 마라냥주의 플라비우 지누 주지사는 "상반기 중에 전체 인구의 절반에게 백신을 접종하려면 접종 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 빨라야 하는데 현재 상황으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신 언제 주나"…브라질 코로나19 백신 부족 사태 현실화
상파울루주 정부 산하 부탄탕 연구소의 지마스 코바스 소장은 백신 구매와 생산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올해 안에 모든 국민에게 접종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코바스 소장은 "집단면역이 가능해지려면 전체 인구의 80%가량에 접종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백신 3억4천만 회분이 필요하다"면서 "파주엘루 장관의 발언은 있지도 않은 백신으로 접종을 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달 17일부터 중국 시노백과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주요 매체가 참여하는 언론 컨소시엄에 따르면 전날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전체 인구의 2.16%인 458만4천338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