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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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애쓰모글루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사진)가 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일자리가 늘고 있지만 아직 AI로 인한 고용과 임금 감소는 없다”고 밝혔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이날 미국경제학회에 MIT 동료인 데이비드 오터 교수 등과 함께 낸 논문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제임스 로빈슨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로 유명한 경제학자다. 2005년 40세 미만 유망 경제학자에게 수여되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았다. 오터 교수는 노동경제학 분야 석학으로 꼽힌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2007년과 2010~2018년 온라인 구직 데이터를 활용해 AI 관련 미국의 일자리와 고용·임금 간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AI 노출과 총고용·임금 수준 간에 부정적 관계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AI 발달로 ‘일자리 없는 미래’가 닥칠 것이란 비관론과는 거리가 있다. 또 AI가 생산성 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과도 차별화된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아직은 AI가 유아기로 미국 경제 일부에만 퍼진 영향일 수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AI가 광범위하게 확산하면 고용시장과 임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것이다.

애쓰모글루 교수는 미국에서 머신러닝, 언어 처리, 자동번역, 이미지 인식 등 AI 관련 일자리가 2014년 이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AI 관련 일자리에 요구되는 자격 요건에 변화가 감지됐으며 이들 일자리에 AI와 무관한 채용은 줄었다고 지적했다. 과거 구직자에게 요구되던 기술과 자격이 더 이상 쓸모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이에 대해 “AI 알고리즘이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인간의 기술을 대체하고 있다는 가정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AI가 아직 전체 고용과 임금 수준을 떨어뜨릴 정도는 아니지만 채용 시장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