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5% 경제성장 전망…세계 1위 차지 가능성
'코로나 극복' 대만 경제성장률 29년만에 중국 추월하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아낸 대만이 거의 30년 만에 중국 본토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은 그간 공공연히 자국 경제가 세계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달성하는 '주요 경제체'라고 자랑해왔는데 공교롭게도 중국과 날카롭게 대립하는 대만이 중국을 제치고 올해 경제성장률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대만 정부는 지난달 말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상향 조정했다"며 "중국 본토 정부는 아직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2%가량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고 전했다.

이런 관측이 현실이 된다면 대만은 1991년 이후 29년 만에 중국 본토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게 된다.

과거 한국, 싱가프로, 홍콩 등과 더불어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던 대만은 중국 본토보다 먼저 경제 고도 발전기를 맞았다가 이후 경제 발전 속도가 점차 낮아졌다.

반면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정책 채택 이후 장기간 고도 성장기를 유지해 1991년 이후로는 대만이 중국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적이 없다.

최근 들어 중국이 '초고도 성장기'를 지나 '중고속 성장'기에 접어들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작년까지만 해도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인 6.1%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사태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면서 대만에 드문 추월 기회가 왔다.

대만은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직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중국발 입국을 차단하는 등 발 빠른 방역 대처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았다.

10일까지 대만에서는 누적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724명(해외 유입 632명 포함), 7명에 그쳤다.

코로나19 방역 성공으로 대만은 세계 다른 지역과 달리 경제를 멈춰 서지 않았다.

거꾸로 코로나19 봉쇄 탓에 세계적으로 급증한 전자제품과 반도체 등 하이테크 부품에서부터 자전거 등 생활용품 주문이 대문에 밀려들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대표인 루이스 퀴즈는 SCMP에 "대만이 중국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게 된 주된 이유는 대만이 연초 생산 감소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대만은 광범위한 경제 중단을 할 필요가 없던 가장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