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전인대의 홍콩 관련 제재 인사에 폼페이오 포함될 듯"
중국 홍콩마카오판공실 "미국의 전인대 제재는 히스테릭 괴롭힘"
인민일보, 미국 맹비난 "중국 정부·인민 분노…반드시 대가치를것"
중국 공산당 핵심부 건들자 '미국 제재' 보복에 폼페이오 정조준

중국 최고입법기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9일 홍콩 문제에 개입한 미국 인사들에게 동등한 제재를 하겠다며 엄포를 놓은 가운데 제재 대상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전인대 제재 명단에서 중국 최고 지도부 중 한 명인 리잔수(栗戰書) 상무위원장은 뺐지만, 중국으로선 공산당 핵심부를 겨냥한 만큼 방치할 경우 차기 미국 행정부와 관계 정립 및 내부 동요를 막을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전문가들 "중국, 대미 최고 수준 비난"…폼페이오 정조준
10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홍콩 야당 의원 자격 박탈과 관련해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14명을 제재 명단에 올리자 전인대 상무위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보복을 천명했다면서 제재 대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을 지목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중국에 대한 제재와 비난에 앞장서 온 폼페이오 장관이 제재 1순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관변 전문가들은 전인대가 미국에 보낸 메시지는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 사건 이후 미국에 대한 최고 수준의 경고라고 해석했다.

이들 전문가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 부주석이 TV 연설을 통해 미국의 오폭을 규탄했는데 이번 전인대의 대미 비난 성명은 그보다 수위가 높아 미국의 도발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핵심부 건들자 '미국 제재' 보복에 폼페이오 정조준

전문가들은 "폼페이오 장관을 포함한 트럼프 행정부 내 많은 고위 관리들이 전인대 보복 제재의 범주에 있다"면서 "홍콩 내정을 간섭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일부 미국 의회 의원들도 해당할 것"이라고 봤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외교대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전인대 고위급의 이례적인 대미 경고는 중국의 확고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의 중국 관리들에 대한 제재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리 교수는 이어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가 몇 주밖에 남지 않았지만 고위 관리들과 일부 의원들에 대해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누가 차기 백악관 주인이 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처럼 미중 관계를 훼손하지 말라는 경고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 중국 정부·매체 총동원 '공산당 제재' 미국 맹비난
중국은 이번 미국의 전인대 제재와 관련해 지난 8일 로버트 포든 중국 주재 미국대사 대리를 초치해 엄중히 항의했고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도 원색적인 대미 비난을 쏟아냈다.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은 성명을 통해 "미국 국무부가 전인대 상무위의 홍콩 보안법 제정 및 입법회 의원 자격 문제에 관한 결정을 반대한다며 전인대 상무위 지도자에게 제재를 단행했는데 이는 국제법을 완전히 위배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는 히스테리식 정치적 괴롭힘으로 이에 대해 강력히 분개하고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무책임하게 중국의 법 제정과 홍콩 보안법 시행을 비판했다"면서 "미국의 비열한 행위에 대해 중국은 보복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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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 핵심부 건들자 '미국 제재' 보복에 폼페이오 정조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0일 사설 격인 '종성'(鐘聲)에서 '미국에 고함:중국 인민은 악을 믿지도 않고 악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로 제하로 미국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인민일보는 "미국의 전인대 제재는 히스테리식 정치 횡포로 중국 정부와 인민의 강한 분노와 규탄을 불러일으킨다"면서 "홍콩은 중국 내정으로 미국은 함부로 간섭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이중잣대로 '제재'라는 소동을 벌일수록 위선의 본질과 추한 모습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면서 "미국이야말로 홍콩 난국의 가장 큰 배후였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이 잘못을 시정해 이번 제재 결정을 철회하고 중국 내정 간섭을 중단하지 않으면 미국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는 이번 미국의 전인대 제재를 묵인할 경우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는 데다 공산당 내부 동요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해 정권 말기인 트럼프 행정부에 강력히 대응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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