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상감시연구소, 화웨이의 소수민족 감시용 프로그램 관련 문건 발견
"화웨이, '위구르족 감시용' AI 안면인식 시스템 시험"
중국의 통신장비 화웨이(華爲)가 소수 민족 감시에 쓰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활용 안면인식 시스템 개발에 관여했다는 문건이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영상감시연구소(IPVM)가 발견한 화웨이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8년 안면인식 스타트업 '메그비'와 함께 군중 속에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민족, 나이,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AI 카메라 시스템을 시험했다.

화웨이 임원들이 서명한 이 문건엔 시스템이 위구르족의 얼굴이라고 식별하면 자동으로 중국 공안에 '위구르 경보'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시험한 내용이 담겼다.

존 호노비치 IPVM 설립자는 "이 회사는 따로 운영되는 한 회사가 아니다.

이것은 체계적"이라며 화웨이의 이 내부 문서가 영상 감시 기술이 얼마나 무섭게 쓰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화웨이 홈페이지에서 발견된 이 문서는 워싱턴포스트와 IPVM이 화웨이 측에 코멘트를 요청하자 삭제됐다.

화웨이와 메그비는 이 문서가 그들의 것임을 인정했다.

글렌 슈로스 화웨이 대변인은 "(문서 내용은) 단순한 시험이었고, 실제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은 아니다"라면서 "화웨이는 일반적 용도의 범용 제품만 생산할 뿐 맞춤형 알고리즘과 앱은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메그비의 대변인도 자사의 안면 인식 시스템은 특정 민족을 식별하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인권단체와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 민족 무슬림이 '재교육 수용소'에서 구금된 것으로 추정한다.

인권단체는 중국 정부가 수용된 무슬림을 대상으로 이슬람을 부정하고 공산당에 충성하도록 세뇌 교육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국무부도 중국 정부가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민족을 고문·학대하고 이들의 문화와 종교를 없애려 한다고 비판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