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 이유로 사업세 경감…오히려 매출·이익 늘어나
'돈 잘벌면서 무슨'…영국 유통업체, 여론 압박에 세제혜택 포기
영국 대형 유통업체인 테스코와 세인스버리, 모리슨 등이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에 14억 파운드(약 2조원) 규모의 세제 혜택을 포기하기로 했다.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자 영국 정부는 모든 소매업체에 2020/2021 회계연도 사업세 경감 혜택을 주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 등에도 불구하고 필수업소인 대형마트는 문을 열면서 오히려 매출이나 수익이 예상보다 늘어났다.

이에 이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납세자들의 돈을 오히려 낭비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2위 유통업체인 세인스버리는 이날 이번 회계연도(∼2021년 3월)에 4억1천만 파운드(약 6천억원) 사업세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음 회계연도에는 3천만 파운드(약 440억원)를 부담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이먼 로버츠 세인스버리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지역 제한조치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업세 경감 혜택을 포기하는 것이 공정한 일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독일계 저가 대형마트인 알디 역시 1억 파운드(약 1천500억원)의 세금을 납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영국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는 지난 2일 경감받았던 5억8천500만 파운드(약 8천600억원)의 세금을 다시 납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테스코는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리스크가 지나갔으며, 세금 혜택을 되돌려주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했다.

또 다른 유통업체인 모리슨 역시 2억7천400만 파운드(약 4천억원)의 세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다만 월마트가 소유한 아스다, 저가형 마트인 리들은 아직 세제 혜택 포기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