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리셋' 정책 무산돼 양국 관계 '제2의 냉전' 수준 악화
러 "바이든, 오바마 대외정책 따를 것"…어려운 미러 관계 전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여전히 축하하지 않고 있는 러시아가 바이든 정권의 대외 정책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정권 때와 유사할 것으로 관측하면서 어려운 미-러 관계를 예상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국영통신사 '카자인포름'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의 성명과 발언들로 판단해 볼 때 바이든 정권의 대외 정책은 (버락) 오바마 정권(2009~2017년)이 추진했던 원칙들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바마 정권은 지난 2009년 출범 이후 한동안 미-러 관계 개선을 위한 '리셋'(Reset) 정책을 추진했으나 이 시도가 실패하면서 결국 양국 관계가 '제2의 냉전'으로 불릴 정도로 악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의 민주화와 인권 운동을 지지하는 조치를 계속 내놓으면서 양국 관계가 틀어졌고,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병합한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에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면서 최악의 상태로 나빠졌다.

전반적으로 오바마 정권의 대외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든 정권도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 국제 현안 등에서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이전 발언을 인용하면서, "미국과 상호존중·내정 불간섭 원칙에 따라 일할 것"이라면서 "바이든 정부가 다른 국가들의 합법적 이익도 고려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아직 미국의 공식 대선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대선이 미국의 대외관계에 미칠 영향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부연했다.

러시아는 주요국 가운데 유일하게 여전히 바이든 당선인을 축하하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공식 대선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를 축하하긴 이르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러 "바이든, 오바마 대외정책 따를 것"…어려운 미러 관계 전망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