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미·중 갈등을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주석은 2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의 화상 연설을 통해 "국가 간에 차이점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 주석은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으로서 평화적이고 개방적"이라며 "패권이나 세력확장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다른 나라와 냉전이나 전면전을 벌일 생각이 없다"며 "세계가 문명간의 충돌에 빠지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지만,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 주석의 발언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중국의 입장으로 해석된다. 현재 양국은 틱톡 매각 문제 등 경제 뿐 아니라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 주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각국이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며"정치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국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신했다"며 "국제 공공 위생과 안전을 위해 중국의 역량을 공헌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코로나19 유행은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대격변이지만 평화 발전이라는 시대적 화두는 변해서는 안 된다"면서 "코로나19는 인류가 맞은 최후의 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손을 잡고 더 큰 국제적인 도전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코로나19 정치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에 대한 반박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보다 앞 순서에 공개된 화상 연설에서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WHO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중국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전 세계를 위해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방주의 대신 다자주의를 통한 국제 협력을 주장했다. 시 주석은 "경제 세계화는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역사의 조류"라며 "개방과 포용의 이념을 계승해 개방형 세계 경제를 건설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경제 세계화 대세에 맞서는 것은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은 타조와 같이 대세를 보고도 못 본 체하는 것"이라며 "또 풍차에 달려드는 돈키호테처럼 (풍차에) 창을 휘두르며 저지하려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 14억 인민은 여태껏 어려움을 두려워한 적이 없다"며 "우리는 전면적인 샤오캉(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과 농촌 빈곤층의 탈빈곤 목표를 실현할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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