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미흡하다" 항의로 스페인 오페라극장 공연 중단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한 오페라 극장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관객들의 거센 항의로 공연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2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마드리드 왕립극장에서 전날 밤 열린 베르디의 '가면무도회' 공연에는 곳곳에 관객들이 거리를 두지 않고 들어찼다.

이에 일부 관객이 항의했고 극장 측은 좌석을 재배치하거나 환불해주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이견은 계속됐다.

극장 측은 애초 오후 8시에 시작하기로 된 공연을 두 차례 시도하다 결국 오후 9시 10분께 완전히 포기했다.

일각에서는 저렴한 좌석일수록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관객은 현지 언론에 "일부 좌석은 칸막이를 세워 분리했지만, (값이 저렴한) 상층 관람석에서는 빈틈없이 줄줄이 앉아 있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트위터에 "가장 비싼 좌석인 극장 바로 앞 열에서도 사람들이 빼곡히 앉았다"며 "극장 측이 차별했다기보단 그저 무능했다"고 했다.

마드리드 왕립극장은 성명을 내고 "일부 관람객이 오페라 공연의 중단을 요구했지만, 방역 수칙은 지켜졌다"며 "마드리드의 극장 수용률 기준인 75%에 못 미치는 51.5%(905석)의 관객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일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고 향후 공연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마드리드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스페인 사망자의 3분의 1 이상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마드리드는 스페인 내 코로나19 확산 거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발병률이 1천명을 넘어선 37개 지역 약 85만명의 주민에게 이동 제한령을 내렸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직장이나 학교, 병원 방문 등의 필수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지역 밖으로 나갈 수 없다.

6인 이상의 공적·사적 모임도 금지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