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는 영어 꼽아…많은 나라가 중국어를 제2외국어에 포함
중국이 공들였지만…아프리카인 2%만 "중국어 배워야"
중국이 아프리카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공을 들이고 있지만, 중국어를 중요한 외국어라고 생각하는 아프리카인들은 여전히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프리카 연구조사기관 '아프로바로미터'가 아프리카 18개국 약 2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2%만이 배워야할 중요한 외국어로 중국어를 꼽았다.

반면 응답자의 70%는 영어를 가장 우선으로 익혀야할 외국어로 꼽았고, 14%는 프랑스어, 4%는 아랍어라고 답했다.

나머지는 그외 다른 언어를 선택했다.

2000년대 들어 중국 대학으로 유학하는 아프리카인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에도 '영어 대세'는 바뀌지 않았다.

중국 대학에 입학하는 아프리카인은 2003년 1천793명에서 2018년 8만1천562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중국에서 유학할 때나 중국-아프리카 학생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 아프리카 학생들이 가장 많이 쓰는 외국어는 영어라고 관계자들은 전한다.

또한 현재 아프리카에서 중국어를 배우려는 이들은 대부분 학문적 목적이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의 필요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갈수록 많은 나라들이 중국어를 교육 과정에 넣는 추세다.

이집트는 중국어를 제2 외국어 교육과정에 포함하는 절차에 돌입했고, 우간다와 탄자니아, 카메룬은 이미 중국어를 교과과정에 편제했다.

이번 설문에서 응답자의 약 60%는 중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48%는 자신들의 나라가 중국에 많은 돈을 빌리고 개발 지원을 받은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특히 케냐, 나미비아, 앙골라의 응답자들이 중국에 대한 과도한 부채를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의 주요 대상 지역이다.

일대일로는 아시아·중동·아프리카·유럽 등을 잇는 일련의 인프라 건설을 통해 새로운 세력권을 만들려는 구상으로, 기본적으로 중국의 서쪽 진출 전략이다.

중국은 일대일로 추진을 위해 아프리카와 아시아 등의 가난한 나라들을 '부채의 덫'에 빠뜨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