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중국해서 미국과 갈등 고조되자 아세안과 협력 다지기

미중 군사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잇달아 방문해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한 협력을 강조했다.

中국방부장, 말레이·인니 방문…남중국해 영향력 확대 모색
8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웨이펑허 중국 국방 부장은 전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와 만나 양국 간 상호협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웨이 부장은 "양국 간 국방협력을 강화하고, 군사 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남중국해의 안정을 지키는 것은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공동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중국해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기에 중국은 말레이시아를 포함해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하길 원한다"며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서로 만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웨이 부장은 무히딘 총리에 이어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 말레이시아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열고 국제 및 지역 정세와 양국 군 관계, 남중국해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웨이 부장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로 날아와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다.

웨이 부장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를 잇달아 방문하는 것은 남중국해에서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태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됐다.

미국은 다음주 잇따라 화상으로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한-아세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에서 중국을 거세게 비난하며 반(反)중 전선 참여를 압박할 전망이다.

웨이 부장은 지난 5일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독립국가연합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 미국을 겨냥해 중국이 주권과 안전을 지킬 능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中국방부장, 말레이·인니 방문…남중국해 영향력 확대 모색
최근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에서 미중간 국지적 군사 충돌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중국은 지난달 미국의 정찰기 진입에 반발해 남중국해로 중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미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 기지화에 참여한 기업과 개인을 제재키로 했다.

남중국해는 풍부한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고 해상물동량이 연 5조 달러에 달해 중국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주변국이 자원 영유권과 어업권을 놓고 끊임없이 분쟁하는 해역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인공섬을 건설한 뒤 군사 기지화해 주변 국가들과 갈등을 빚어 왔다.

베트남 등 8개국의 미국 주재 대사들은 올해 7월 "남중국해에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을 포함한 국제법이 준수돼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힌 미국에 감사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