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세프 조사대상 38개국 중 34위
'삶에 만족' 비율 낮고 극단선택 많아
신체건강·학업기술에는 높은 점수
미국 신체건강·뉴질랜드 정신건강 바닥권 수모
"한국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선진국 중 하위권"
한국의 아동·청소년 정신건강(mental well-being) 수준이 선진국 사이에서 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UNICEF) 아동연구조사기관인 이노첸티연구소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 등을 토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EU) 회원국 아동·청소년의 삶을 분석한 '이노첸티 리포트카드 16: 영향력의 세계들' 보고서를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하기 전 자료들을 토대로 작성됐다.

유니세프는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자살과 불행, 비만, 낮은 사회·학업기술은 고소득 국가에서 '너무나 일반적인 아동의 특성'이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보고서를 보면 10개국을 뺀 대부분 국가에서 '삶에 만족한다'는 15세 청소년 비율이 80%를 밑돌았다.

또 전체 조사국가 아동 약 3분의 1이 비만이거나 과체중이었다.

OECD와 EU 회원국 평균적으로 아동 40%가 15세까지 기본적인 읽기·수학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정신건강과 신체건강, 사회·학업기술을 종합해 아동의 삶의 질이 가장 높다고 평가된 국가는 네덜란드였다.

이어 덴마크, 노르웨이, 스위스, 핀란드 등 유럽국가들이 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순위는 조사대상 41개국 가운데 자료가 충분치 않았던 멕시코와 터키, 이스라엘은 제외하고 매겨졌다.

한국은 21위였다.

사회·학업기술(11위)과 신체건강(13위) 부문은 순위가 비교적 높았지만, 정신건강 부문이 34위로 낮았다.

구체적으로 한국은 2018년 PISA 결과 삶에 만족한다는 15세 청소년 비율은 67%로 33개국 가운데 뒤에서 4위였다.

또 15~19세 청소년 10만명당 자살자 수는 7.3명으로 41개국 중 13위였다.

아동의 삶의 질 순위에서 미국과 뉴질랜드가 하위권인 점도 눈길을 끌었다.

미국과 뉴질랜드는 각각 36위와 35위로 최하위 38위인 칠레와 37위인 불가리아에 이어 아동의 삶의 질이 나쁜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은 비만 또는 과체중인 5~19세 아동·청소년 비율 42%로 조사국가 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신체건강 부문에서 가장 낮은 38위를 기록했다.

뉴질랜드는 정신건강 부문 최하위였다.

뉴질랜드는 15~19세 청소년 10만명당 자살자 수가 14.9명으로 동유럽 리투아니아(18.2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구닐라 올손 이노첸티연구소장은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발생한 경제·교육·사회 부분 붕괴는 결연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아동의 삶과 그들의 가족, 사회를 파괴할 것"이라면서 각국 정부에 대응을 촉구했다.

"한국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선진국 중 하위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