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시아파 최대 종교행사 아슈라 엄수…방역 긴장
이슬람 시아파의 최대 종교행사인 '아슈라'가 29일(현지시간) 밤부터 30일까지 이란, 이라크 등 시아파 지역에서 진행됐다.

시아파 중심국인 이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아슈라엔 사람이 모이는 의식을 금지하려고 했으나 종교적 의미를 고려해 방역 수칙을 엄격히 지키는 조건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시아파가 가장 숭모하는 이맘 후세인의 비극적 죽음을 추모하는 아슈라에는 거리 행진, 성지 순례, 집단 기도 등과 같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의식이 치러진다.

이 때문에 이란 보건당국은 아슈라 의식 참가자는 마스크를 반드시 쓰고 2m 이상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

실내 행사와 길거리에서 천막을 치고 음식을 나눠주는 자선 행위는 금지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실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하메네이가 29일 아무도 없는 방에서 혼자 기도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배포해 방역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테헤란 시내 곳곳에서 엄수된 아슈라 행사에서는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 성지인 이라크 남부 카르발라에서도 29일 밤부터 아슈라가 진행됐다.

카르발라는 이맘 후세인이 전사한 곳으로 그를 기리는 영묘가 있다.

AFP통신은 매년 아슈라를 맞아 이맘 후세인의 영묘에 수백만 명이 모이지만 올해엔 그 수가 크게 줄었지만 일부 성지순례객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맨손으로 성물을 만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슬람 시아파 최대 종교행사 아슈라 엄수…방역 긴장
◇시아파 최대 종교행사 아슈라는
아슈라는 7세기 이슬람이 수니파와 시아파로 갈라지는 결정적 계기가 된 이맘 후세인의 전사를 추모하는 시아파만의 행사다.

두 종파는 이슬람이 탄생한 초기 7세기에 나뉘었다.

이슬람을 창시한 예언자 무함마드가 후계자(칼리프)를 지목하지 않고 세상을 떠난 것이 결과적으로 두 종파로 나뉘게 된 원인이 됐다.

무함마드의 사촌이자 사위인 4대 칼리프 알리까지는 예언자의 혈통으로 후계자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후 수니파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혈통이 아니더라도 합의로 칼리프에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시아파는 반드시 예언자와 알리의 직계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시아파라는 명칭 자체가 '알리의 추종자'라는 뜻이다.

양측의 갈등은 서기 680년 10월 지금의 이라크 중남부 카르발라에서 폭발한다.

수니파 세력은 우마이야 왕조를 창건해 그 왕을 최고 종교지도자인 칼리프로 책봉했다.

반면 소수 시아파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외손자이자 4대 칼리프 알리의 아들 후세인 이븐 알리를 따랐다.

우마이야 왕조의 야지드 1세는 아버지 무아위야에게서 680년 칼리프를 이어받은 뒤 후세인의 시아파 세력에 충성을 요구했다.

거대한 수니파 왕조와 대결을 앞두고 당시 시아파 내부에서는 주전론과 주화론이 충돌했다.

결국 후세인은 결사 항전을 택하기로 하고 카르발라에서 우마이야 왕조와 맞붙었으나 그의 곁엔 72명의 병사와 가족밖에 없었다.

현격한 군사력 차이로 단 2시간 만에 후세인은 수니파 군대에 처참하게 패한다.

수십 발의 화살을 맞고 전사한 후세인의 목은 베어져 수니파 칼리프 야지드 1세에게 보내졌다.

야지드 1세는 그가 죽어서도 쿠란을 암송하지 못하도록 잘린 머리를 심하게 매질했다고 한다.

카르발라 전투는 전투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일방적이고 순식간이었지만 수니파와 시아파가 돌이킬 수 없는 원한 관계가 된 결정적 장면이 됐다.

시아파 무슬림에게 후세인의 비극적 전사는 기독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순교와 견줄 수 있을 만큼 시아파의 종교적 정체성을 설명하는 역사적 사건이다.

'순교자 후세인'은 시아파가 섬기는 12명의 이맘 가운데 가장 숭모하는 대상이다.

그가 전사한 이라크 카르발라는 지금 시아파 최고의 성지다.

1천400년전 후세인의 용기와 비극적 순교, 수니파에 당한 치욕을 매년 기억하는 아슈라는 시아파를 결속하는 가장 중요한 종교 행사다.

시아파는 후세인의 순교를 거짓과 압제, 불의에 굴하지 않고 목숨으로 이슬람의 진실을 수호한 성스러운 행위로 여긴다.

아슈라는 이슬람력(하즈리력)으로 첫 번째 달인 무하람의 10번째 날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