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자유언론 "홍콩보안법 새로운 환경 하에서 표적됐다"
홍콩, 언론자유 침해 우려속 아일랜드 언론인에 비자 거부
홍콩 당국이 아일랜드 출신의 언론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져 홍콩보안법의 본격 시행 이후 홍콩 내 언론자유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27일 AF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홍콩 이민국은 아일랜드 출신 언론인 애런 맥니콜라스에 대한 취업비자를 거부했다.

홍콩의 영자지인 홍콩자유언론은 홍콩에 체류 중인 맥니콜라스를 고용하려고 했으며, 맥니콜라스는 취업비자를 받기 위해 약 6개월을 기다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자유언론은 홍콩 이민국의 맥니콜라스에 대한 비자발급 거부 사실을 전하면서 이민국이 구체적인 비자 거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맥니콜라스는 앞서 블룸버그통신 등에서 특별히 비자 문제없이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홍콩은 오랜 기간 주요 글로벌 미디어 센터의 역할을 해왔지만 중국 당국이 홍콩보안법 시행 등으로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언론 피난처'로서의 평판도 미끄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자유언론의 톰 그룬디 편집장은 맥니콜라스에 대한 비자 거부에 대해 "우리의 불편부당하고 팩트에 기초한 보도 때문에 홍콩보안법의 새로운 환경하에서 우리가 표적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홍콩의 외신기자클럽은 "다수의 뉴스 매체들 역시 '매우 이례적인' 비자 지연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홍콩 당국은 비자 지연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대표적 반중매체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는 이달 초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홍콩 당국에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바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7월 홍콩보안법으로 취재활동에 제약이 생겼다면서 홍콩주재 인력의 약 3분의 1을 내년 중으로 한국으로 이동시킬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같은 달 NYT의 계획을 전하면서 다른 글로벌 언론사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고려 중"이라면서 '탈(脫) 홍콩' 움직임을 전한 바 있다.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의 평가에 따르면 2009년 48위를 기록했던 홍콩의 언론자유 지수는 올해 80위를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