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등 '썩은 사과'에 비유…지난 주말 시위 무산시키고 수십명 체포
짐바브웨 대통령, 정부 비판론자들에 "쓸어버리겠다"
아프리카 남부 짐바브웨의 에머슨 음낭가과 대통령이 정부 비판론자들을 썩은 사과에 비유하면서 "쓸어버리겠다"고 위협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음낭가과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국영TV를 통한 대국민 담화에서 정부의 부정부패, 경제 부실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미흡 등에 대한 비판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해 야당을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

또 미국 등 외부세력과 연계된 '어둠의 세력'과 '폭력배들'이 국내에서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짐바브웨 보안군은 지난달 31일 예정됐던 야당 등의 반정부 시위와 관련,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이유로 무산시키고 반체제 인사 등 수십명을 체포했다.

이 가운데는 국제적 명성을 얻은 작가 치치 단가렘브가도 포함됐으며 그녀는 경찰 유치장에 하룻밤 구금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짐바브웨 대통령, 정부 비판론자들에 "쓸어버리겠다"
앞서 탐사보도 전문기자인 호프웰 치노노는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후 2주 동안 구금상태에 있으며 이번 주 보석 여부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음낭가과 행정부의 무더기 체포와 가혹한 인권탄압 등에 국제사회에서는 유명인사 등을 중심으로 '#짐바브웨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항의성 글들이 소셜미디어에 회자됐다.

음낭가과는 2017년 전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가 축출된 이후 권력을 잡았으나 현재 최대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AFP통신이 분석했다.

짐바브웨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700% 인플레 등 심각한 경제난 가운데 있으며 세계식량계획(WFP) 추산에 따르면 인구의 60%가 올해 말까지 식량 불안정 상태에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고통을 가중시켜 공공병원에선 의사와 간호사들이 자주 파업을 하고 사회기반시설도 다 허물어져 "매일 사산이 일어나고 산모도 죽어나가고 있다"고 짐바브웨 산부인과협회가 전했다.

음낭가과 대통령은 부패 혐의로 물러난 오바댜 모요 전 보건 장관 후임에 이날 부통령 콘스탄티노 치웽가를 임명했다.

짐바브웨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천명 이상이고 사망자는 80명으로, 감염자가 당분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