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승인받아야 출마 가능
이집트서 군인출신 대선 출마 제한…엘시시 장기집권 터닦기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전·현직 군인의 대통령 선거 및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법안을 승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전·현직 군인은 장성들로 구성된 군최고위원회(SCAF)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대선이나 국회의원 선거 및 지방의원 선거에 나갈 수 없다.

이로써 군인 출신 인사의 선거 출마가 어려워졌고 엘시시 대통령에 정치적으로 맞서는 상황이 사실상 차단됐다고 AFP는 분석했다.

이집트 군부는 사회를 이끌어가는 엘리트 집단으로 통하며 내각 등에 많이 진출해왔다.

그러나 2년 전에는 군인 출신 정치인이 엘시시 대통령에 맞섰다가 대선 후보에서 낙마해 논란이 됐다.

2018년 대선에서 엘시시 대통령의 정적인 사미 아난 전 육군참모총장은 군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이후 군 교도소에 수감된 아난 전 참모총장은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가 2년 만인 작년 12월 석방됐다.

전·현직 군인의 선거 출마 제한은 결국 엘시시 대통령이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4월 이집트에서는 대통령의 연임 제한을 완화한 헌법 개정안이 국민투표를 통과함에 따라 엘시시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면 2030년까지 집권할 길이 열렸다.

헌법 개정안은 대통령의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리고 대통령의 연임을 2차례까지 허용한다.

권위주의적 지도자인 엘시시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이었던 2013년 7월 이집트의 첫 민선 대통령인 무함마드 무르시를 축출하는 데 앞장섰고 2014년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 올랐다.

2018년 3월 치러진 대선에서는 97%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집권 후 이슬람단체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등 야권을 탄압하고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