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라틴계 겨냥해 反바이든 광고 집중…지난 대선서 성공 전력
바이든 측 "그때와 상황 달라 효과 없다"…"흑인 표 당연시해선 안 돼" 지적도
트럼프의 '바이든 유색인종 지지층 갉아먹기'…2016년과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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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선거캠프가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부통령을 향한 유색인종 표심을 깎아내리려는 광고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가 취한 전략과 판박이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최근 트럼프 캠프는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조지아주 애틀랜타 등 흑인 유권자가 많은 지역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1994년 형사범죄에 대한 강경 대응 법안에 찬성한 점을 부각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미국에선 이 법안의 통과로 유독 유색인종이 대거 체포됐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트럼프 캠프는 라틴계 주민 비율이 높은 플로리다주, 애리조나주, 뉴멕시코주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는 내용의 광고를 송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3주간 해당 광고 비용으로 200만 달러(약 24억원) 이상을 지불했다.

이런 움직임은 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유색인종의 마음을 돌리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캠프는 흑인과 라틴계 주민들로부터 과반의 표를 차지하려는 게 아니다"라며 "바이든의 '밑천'인 유색인종이 지금보다 바이든에게 적게 투표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의 '바이든 유색인종 지지층 갉아먹기'…2016년과 판박이
트럼프 캠프는 2016년 대선에서도 같은 전략으로 성공을 거둔 전력이 있다.

이들은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과거 형사범죄 강경 대응 법안에 찬성한 점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 결과 그해 대선에서 흑인 투표율은 60%를 기록해 직전 대선의 67%에서 급락한 것으로 퓨리서치센터는 집계했다.

약 20년 만에 미 대선에서 흑인 투표율이 낮아진 것이다.

2016년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 대변인을 지낸 캐런 피니는 "바이든을 포함한 민주당 출마자들은 흑인 유권자들과 관련해 아무것도 당연시해선 안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며 "2016년 우리가 바로 그 실수를 해 흑인 인구가 많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힐러리의 성적이 안 좋았다"고 충고했다.

바이든 캠프는 2016년과 지금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방의 광고 전략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가 패배할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던 지난 대선에선 많은 흑인 유권자들이 안심하고 투표장에 안 갔지만, 지금은 인종차별 항의시위 대응 등 정부의 국정운영을 심판하고자 하는 유색인종의 의지가 강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라틴계 지지율이 2016년 당시 클린턴 후보보다 낮은 상황은 이들에게 우려되는 점이다.

지난달 미 공영라디오 NPR과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진행한 조사에선 라틴계 유권자의 59%가 바이든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클린턴 후보의 라틴계 득표율은 79%에 달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캠프에서도 라틴계 주민을 겨냥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및 경제 위기 대응을 비판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