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장룬, 구급 석방 후 입장 표명…"끝내 자유가 도래할 것"
시진핑 모교 칭화대서 내쫓긴 교수 "극단적 권력은 필패"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절대 권력'을 비판했다가 공안에 붙잡혀간 뒤 해직된 쉬장룬(許章潤·57) 전 칭화대 법대 교수가 시 주석을 또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대와 더불어 중국의 양대 명문으로 손꼽히는 칭화대는 시 주석의 모교다.

20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최근 10여일 공안에 구금됐다가 석방된 쉬 전 교수는 칭화대 동문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형식의 글에서 "극단적인 권력은 반드시 패배한다"며 "내 땅에도 끝내 자유가 도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식분자(지식인)들은 생기를 잃었고, 중국은 정치 체제 문제를 고치지 않아 세계 여러 나라에 봉쇄되면서 일찍이 외톨이가 됐다"며 "살아 있는 한 더욱 목소리를 내는 것이 천명(天命)"이라고 말했다.

헌법 이론과 서구 법철학을 전공한 쉬장룬은 중국의 대표적인 개혁 성향 학자였다.

그는 2018년 국가주석 임기 제한 규정을 없애 사실상 시 주석의 '영구 집권' 길을 터준 개헌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글을 발표해 정치 개혁을 주창했다가 작년 3월 칭화대에서 정직 징계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쉬 전 교수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초에는 중구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를 비판하는 '분노하는 인민은 더는 두렵지 않다'라는 글을 발표하면서 당국에 단단히 미운털이 박혔다.

쉬 전 교수는 최근 성매매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그의 지인들은 이 같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시 주석 집권 이후 지식인 사회에 대한 통제가 부쩍 강화됐다.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시절까지만 해도 베이징대와 칭화대 등 일부 명문대 교수들의 공개적인 당·정 비판은 비록 중국 관영 언론 등을 통해 외부에 전파되지는 못할지라도 제한된 백가쟁명(百家爭鳴) 차원에서 어느 정도까지는 허용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헌법 개정으로 시 주석의 절대 권력이 강화된 2018년 이후부터는 당·정에 비판적 목소리를 낸 교수들이 징계를 받거나 학교에서 해직되는 일들이 잇따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