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구리 가격이 급등해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구리 가격이 최근 수년 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도 많은 투자자가 희망적인 경제 전망을 고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구리 선물가격은 13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 수준인 파운드당 2.94달러까지 올랐다.

이후 이틀 연속 하락했지만 12거래일 연속 상승은 세계 경제가 장밋빛 전망에 싸였던 2017년 말 최장 기록이다.

구리는 스마트폰에서 주택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조업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핵심소재여서 구리 가격 추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기상황 진단을 위한 일종의 지표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 경기의 전환점을 선행적으로 잘 보여준다는 이유에서 원자재 시장에서는 '닥터 코퍼'(Dr.Copper·구리 박사)라는 말이 쓰일 정도다.

구리는 또 세계 사용량의 절반가량을 중국이 소비한다는 점에서 최근 가격 상승은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저널은 헤지펀드와 투기적 자본이 지난 7일까지 3주 연속 구리 가격 상승을 예상하면서 투자를 확대했다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공급 불안 우려도 구리 가격을 들썩이게 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시장분석가들은 신규 광산 개발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칠레와 같은 주요 생산국가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져 장기적인 구리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저널은 구리에 이어 알루미늄과 주석 가격도 최근 오르면서 경기회복과 이에 따른 구리 가격 강세 지속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지만,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저널은 기본적으로 수요 전망에 비해 구리 가격이 너무 가파르게 올랐다면서 여기에 미국의 코로나19 재확산과 미중 갈등도 국제 무역 흐름을 약화시켜 구리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 회의론의 근거라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 신호탄인가…구리 값 15개월만의 최고치로 상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