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금요일 밤 40년 지기 친구이자 비선 정치컨설턴트로 알려진 로저 스톤(67)을 사실상 사면하자 비판 여론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비선 참모로 활동한 스톤이 워싱턴 정가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인 인물이라서다.

1998년 '트럼프 대통령론'을 처음 언급한 것도 스톤이고,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킹메이커도 바로 스톤이라는 평가다.

스톤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다 '러시아 스캔들'의 중심에 선 인물이기도 하다. 스톤은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 관련 허위 증언 및 증인 매수 등 7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40개월 징역 유죄 판결을 받은 터였다.

그런 스톤에 대한 감형을 트럼프 행정부가 전격 단행한 셈이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스톤은 좌파 및 그들의 미디어 우군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직을 약화하기 위한 시도에서 지난 수년간 지속해온 '러시아 사기극'의 피해자"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이 주말을 앞둔 금요일 밤 직접 성명을 통해 감형했다고 밝히자 논란은 더 뜨거워졌다. 정치 인생 최대 위기를 맞았던 스톤이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정치컨설턴트로 알려진 스톤은 정치 전략가이자 공작의 달인으로도 불린다. 대학생 때인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능력으로 인정을 받아 정치권에 뿌리를 내렸다. 당시 스톤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도전했던 휴버트 험프리 전 상원의원의 운전사로 정보원음 심어 정보를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톤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당선에 힘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있다. 트럼프 대통령과는 뉴욕 부동산업자 시절부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스톤은 최대 정적이었던 힐리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관련 다양한 음모론을 설계한 장본인으로 꼽힌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선 클린턴 전 장관이 남편의 성 추문을 폭로하려는 여성들의 입을 막았다는 주장을 퍼뜨려 여성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아려져있다. 이어 클린턴 전 장관의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이 테러조직 무슬림형제단과 관련이 있다는 소문도 확산됐다.


2016년 대선 직전 힐러리 후보 캠프의 이메일 수천건이 해킹돼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된 배후로도 스톤이 거론된다. 검찰은 스톤이 클린턴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의 이메일을 폭로한 위키리크스와 트럼프 캠프 간 연락책을 맡았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당시 스톤에게 징역 7∼9년의 중형을 구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강한 불만을 표출한 직후인 지난 2월 구형이 3∼4년으로 낮아졌다. 스톤은 1심에서 4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오는 14일 조지아 주 연방 교도소에 출두해 3년4개월 간 복역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이를 나흘 앞둔 지난 금요일밤 백악관은 전격 감형을 발표한 것이다. 이미 보석으로 한차례 풀려난 스톤은 플로리다 자택에서 감형 조치를 받았다. 친구인 트럼프 대통령의 힘을 빌려 감옥행은 피하게 된 것이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