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국가보안법 최고 형량 30년보다 더 세질 듯
"법 위반자 과거 행적, 기소 때 참고"…야당 "사실상 소급 적용" 비판
홍콩보안법 더 독해진다…"위반 시 최고 종신형 처할 것"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30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법의 최고 형량이 종신형에 달할 것이라고 홍콩 언론이 전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전날 리잔수(栗戰書) 상무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어 홍콩보안법 초안을 논의했으며, 회의는 30일까지 이어진다.

전인대 상무위는 30일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킬 전망이며, 통과 직후 홍콩 정부가 홍콩의 실질적인 헌법인 기본법 부칙에 이 법을 삽입,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홍콩 주권반환 23주년인 7월 1일부터 홍콩보안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회의에 참석한 한 전인대 홍콩 대표는 "홍콩보안법은 '이빨 없는 호랑이'로 남지 않을 것이며, 그 위반자는 최고 종신형에 처할 것"이라며 "종신형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홍콩보안법 위반자에 대한 최고 형량은 10년 징역형이라는 보도가 나왔으나, 심의 과정에서 더욱 엄중한 형량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최고 종신형의 형량은 마카오 국가보안법보다 더 센 규정으로, 중국 본토 수준의 형량이 적용되는 것이다.

지난 2009년부터 시행된 마카오의 국가안보법은 최고 형량을 30년으로 규정했다.

중국 본토의 형법은 국가전복, 국가분열 등을 주도한 사람에 대해 최고 종신형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전인대 홍콩 대표인 예궈첸(葉國謙)은 "미국 등 외국의 국가안보법도 최고 종신형에 처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홍콩보안법이 이러한 규정을 두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홍콩보안법 더 독해진다…"위반 시 최고 종신형 처할 것"
예궈첸은 3가지 상황에 한해 중국이 홍콩보안법과 관련된 사법권을 직접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들 상황이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중국이 사법권을 직접 행사하면 해당 홍콩보안법 위반자는 중국 본토로 인도돼 재판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보안법이 실질적으로 소급 적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예궈첸은 "홍콩보안법이 소급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홍콩보안법 시행 후 이를 위반한 사람을 기소할 때 그 위반자의 법 시행 이전 행위에 대해서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홍콩 야당은 "과거에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가지고 훗날의 죄를 판단한다면 이는 실질적인 소급 적용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홍콩보안법 통과 직전까지 법 내용이 공개되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야당 정치인인 앨런 렁(梁家傑)은 "법안 통과를 하루 앞둔 상황에서 홍콩 행정장관도, 법무부 장관도 법안을 보지 못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러한 비밀스러운 입법 과정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성토했다.

홍콩 고위 관료들은 애써 홍콩보안법 옹호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폴 찬 홍콩 재무부 장관은 "미국의 제재 위협에 맞서 우리는 비상계획을 마련하는 등 잘 준비돼 있다"며 "홍콩보안법에 대해 홍콩의 금융 부문은 지지를 보내고 있으며, 자본 이탈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