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중동도 연일 확진 증가세…WHO "내주 누적 확진 1천만명"
IMF, 세계 경제전망 또 하향…미국·유럽 증시와 국제유가 급락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재유행 공포가 커지고 있다.

덩달아 안정세를 찾아가던 글로벌 경제도 불안감에 휩싸였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주 등 인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정점이었던 지난 4월 수준으로 올라섰다.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들에서는 매일 수천 명씩 확진자가 불어나고 있으며, 인도와 중동 지역에서도 확산세가 거세다.

세계 코로나 악몽 재발…미 재유행·남미 확산세에 경제 '흔들'
◇'재유행 공포' 미국…일일 신규 확진자 최다
미국에서는 24일(현지시간)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만6천명에 육박해, 정점을 찍었던 지난 4월의 3만4천203명을 넘어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인구가 밀집한 텍사스주, 플로리다주, 캘리포니아주에서만 각각 5천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져나왔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날만 7천여명에 달하는 신규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종전 최고치인 전날의 5천19명에서 42%나 증가한 수치다.

플로리다주에서도 역대 최다인 5천511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으며, 텍사스주에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5천489명의 신규 환자가 보고됐다.

CNN방송은 일주일 전과 비교했을 때 미국 50개 주 중 절반이 넘는 26개 주에서 환자 수가 증가세를 보였다며, 최소 10개 주에서 증가율이 50%를 넘었다고 전했다.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의 누적 확진자 수는 246만1천750명이며, 사망자는 12만4천248명으로 집계됐다.

사태 초기 미국 내 최대 확산지였던 뉴욕·뉴저지·코네티컷 등 3개 주는 이날 신규 확산지로 지목된 텍사스·플로리다·애리조나 등 9개 주 출신 방문자들에게 14일간의 격리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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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일로' 중남미…브라질, 속속 격리완화 취소
중남미 30여개국의 경우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브라질 사망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확진자가 나온 브라질은 이날도 확진자 수가 큰 폭으로 늘었다.

브라질 보건부에 따르면 누적 확진자는 전날보다 4만2천725명 많은 118만8천631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0일 5만4천771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이에 따라 경제 활동을 전면 재개해야 한다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주장에 반기를 들고 격리 완화를 취소하는 도시들이 속출하고 있다.

페루(누적 확진자 26만4천689명), 칠레(25만4천416명), 멕시코(19만1천410명), 콜롬비아(7만7천113명)에서도 하루 수천 명씩의 확진자가 추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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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중동 '통제 불능'…가파른 신규 확진 증가세
인도와 중동 지역의 확산세도 심상치 않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는 이날 인도의 하루 확진자 수가 1만5천968명으로 발병 이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는 47만2천985명, 사망자는 전날보다 400여명 늘어난 1만4천907명이다.

인도 정부는 뉴델리 등지에서 긴급 의료 인프라 확충에 나섰지만, 병상 수가 턱없이 부족해 폭발적으로 환자가 증가하면 자칫 감당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동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난달 말 봉쇄 완화 이후로 '2차 파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사우디에서는 3천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누적 확진자 수도 16만7천여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사우디 정부는 확산을 막기 위해 올해 정기 성지순례(하지)객 숫자를 1천명 정도로 제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카타르와 이집트의 신규 확진자 수도 연일 1천명대를 유지하며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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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O, 누적 확진자 내주 1천만명 전망
세계보건기구(WHO)는 누적 확진자 수가 다음 주면 전 세계적으로 1천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누적 환자가 910만 명 이상이 보고됐고 사망자는 47만 명 이상 발생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도 미주 지역, 특히 중남미의 경우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지난주 이 지역의 많은 국가에서 확진자가 25∼50% 증가했다면서 "앞으로 몇 주 동안 지속해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쇄 조치 때로 되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감염자 탐지와 격리에 우리의 역량을 매우 공격적으로 쏟아붓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세계 코로나 악몽 재발…미 재유행·남미 확산세에 경제 '흔들'
◇IMF, 경제성장률 또 하향…미국·유럽증시와 국제유가 급락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코로나19 여파와 이로 인한 불확실성을 고려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두 달 만에 1.9%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4.9%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4월 14일 전망치(-3.0%)보다 훨씬 더 떨어진 수치다.

IMF는 앞선 발표에서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악의 침체라며 경기침체를 공식화한 바 있다.

IMF는 현재 세계 경제를 '다른 어떤 것과도 견줄 수 없는 위기, 불확실한 회복' 상황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두 달 만에 전망치가 다시 크게 낮아진 것과 관련, 4월 이후 나온 자료들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침체를 시사한다"고 전했다.

선진국의 성장률은 4월 전망보다 1.9%포인트 떨어진 -8.0%로 예상됐으며,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도 4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3.0%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과 유럽 증시도 이날 비교적 큰 폭 하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710.16포인트(2.72%) 미끄러진 25,445.94로,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는 222.20포인트(2.19%) 내린 9,909.17로 장을 마감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3.11%,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3.43% 각각 떨어지는 등 유럽증시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5.9% 내리는 등 국제유가도 급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