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2위 석유 수출국 앙골라, 유가 폭락에 경제위기
'부채의 덫' 비난 받아온 중국, 실제 조치 취할지 주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유가 하락으로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진 앙골라가 중국에 대해 채무 조정을 요청하자 중국 정부가 "진지하게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8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앙골라 재무장관은 지난 2일 앙골라가 중국 금융기관들로부터 빌린 채무를 조정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앙골라 재무장관은 자국산 원유를 수입하는 일부 파트너들과의 (채무조정을 위한) 예비 단계의 협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유가 타격' 앙골라 채무조정 요청에 "진지하게 다룰 것"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다음 달 앙골라 정부로부터 채무조정에 대한 요청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중국은 앙골라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서 앙골라의 요청을 진지하게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유관 기관과 금융기관들이 앙골라 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앙골라는 아프리카 국가들 가운데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돈을 빌린 나라다.

아울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역점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주요 협력 대상국이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의 '중국 아프리카 연구 이니셔티브'(CARI)에 따르면 중국이 2000∼2017년 사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빌려준 1천430억 달러 가운데 30%가량이 앙골라로 넘어갔다.

아프리카 제2위의 석유 수출국인 앙골라는 부채를 원유로 상환하는 조건으로 중국으로부터 돈을 빌렸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앙골라가 원유 상환을 조건으로 중국에서 빌린 채무는 앙골라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15%에 달한다.

앙골라 정부의 세수 가운데 약 3분의 2는 원유 수출에서 나오며, 수출액 가운데 95%가 원유다.

2017년 기준 앙골라산 원유의 67%는 중국으로 수출됐다.

이처럼 경제의 절대적인 부분을 원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앙골라는 코로나9 사태에 따른 유가 하락으로 극심한 타격을 입었다.

세계 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 산 원유는 1991년 걸프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앙골라는 중국뿐만 아니라 주요 20개국(G20) 국가들에 대해서도 채무 탕감을 포함한 부채 조정을 요청하고 있다.

일대일로 추진을 위해 아프리아와 아시아 등의 가난한 나라들을 '부채의 덫'에 빠뜨렸다는 비판을 받아온 중국이 앙골라의 채무조정 요구를 실제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립서비스' 그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