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진영 이달고, 여론조사서 지지율 44%로 여유있게 선두…재선 유력
스페인 출신 이달고 14세때 프랑스 국적 취득…2위 다티도 북아프리카 이민가정 2세
코로나19로 미뤄진 지방선거 결선, 이달 28일 예정
프랑스 파리시장 선거 '여성 3파전'…이달고 현 시장 선두
이달 말 예정된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안 이달고(60) 파리시장이 여론 조사에서 경쟁 후보들을 큰 격차로 제치고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인 파리시의 유력 후보 세 명은 모두 여성이다.

7일(현지시간) 주간지 '르 주르날 뒤 디망슈'가 IFOP-피뒤시알과 유권자 974명을 상대로 파리시장 선거 투표의향을 조사한 결과, 사회당(중도좌파) 소속 이달고 현 시장의 지지율이 44%로 선두를 달렸다.

이어 공화당(중도우파)의 라시다 다티(54) 전 법무장관이 33%, 집권당인 전진하는 공화국(LREM·중도)의 아녜스 뷔쟁 전 보건장관이 20%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상위 세 명의 파리시장 후보는 모두 여성이다.

녹색당(EELV)과 집권당 탈당파의 지지까지 받는 이달고 시장은 우파 진영의 분열에 힘입어 이변이 없는 한 재선 성공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파리시장 선거를 앞두고 조사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달고는 선두를 유지해왔다.

이달고가 녹색당과 좌파진영을 아울러 구성한 선거동맹 '파리 앙 코묑'(Parris en Commun. 다수의 파리)은 파리의 대중교통 확대와 승용차 통행 억제, 녹지 확대, 차상위 계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충 등 친환경과 복지를 내세우고 있다.

스페인 태생인 이달고는 2살 때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이주해 14세때 프랑스 국적을 취득했으며, 현재 프랑스와 스페인의 국적을 모두 갖고 있다.

30대에 사회당에 입당한 이달고는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마르틴 오브리 전 노동장관의 보좌관으로 일했으며, 베르트랑 들라노에 전 파리시장 재임시 13년간 부시장으로 일하다 2014년 들라노에의 후광에 힘입어 파리시장 선거에서 승리했다.

2위를 달리는 다티 후보(파리 7구청장)는 모로코·알제리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지독한 가난을 딛고 주경야독으로 판사가 된 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법무장관을 지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프랑스 파리시장 선거 '여성 3파전'…이달고 현 시장 선두
3위인 아녜스 뷔쟁(57) 후보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벤자맹 그리보 전 정부대변인(장관급)이 성(性)적인 내용의 영상이 유출돼 사퇴한 뒤 집권당 파리시장 후보로 투입됐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의사 출신인 뷔쟁은 이번 선거에 나서기 전까지 현 정부에서 보건장관을 지냈지만, 프랑스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대처 미흡에 책임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프랑스 지방선거의 1차 투표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던 지난 3월 15일 이미 치러졌으며, 결선투표가 이달 28일로 예정돼 있다.

프랑스 정부는 3월에 1차 투표를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다가 예정대로 강행했고 이는 역대 최저 투표율로 이어진 바 있다.

결국 1차 투표 2주 뒤 치러야 하는 결선투표가 무기한 연기됐고, 최근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6월 28일에 결선투표를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지방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은 후보자 개인이 아니라 정당에 투표한다.

전국 3만5천개 코뮌(지방행정단위)의 수장을 뽑는 지방선거에서 수도 파리와 제2 도시 마르세유, 제3 도시 리옹의 시장은 선출된 지방의원들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간접선거 방식으로 최종 결정된다.

프랑스 파리시장 선거 '여성 3파전'…이달고 현 시장 선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