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14년 자택 안치됐다 작년 안장…묘역에 CCTV·신분확인장치
중국, 톈안먼 31주년 앞두고 자오쯔양 묘소 출입 막아
중국이 4일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31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당시 시위에 동조적인 입장을 보였다는 이유로 실각한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 묘소에 대한 출입을 막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 홍콩매체 명보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베이징(北京) 창핑톈서우위안(昌平天壽園) 묘역에 안장된 자오 전 총서기의 묘소로 가는 구간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모든 인원의 출입을 금지했다.

중국은 매년 톈안먼 시위 기념일에 즈음해 반체제 인사 감시, 톈안먼 주변 통제, 민감한 인터넷 사이트 차단 등 통제를 강화한다.

이번 조치도 톈안먼 시위에서 자오 전 총서기가 지니는 의미와 민감성 등을 고려해 취해진 것으로 보인다.

4일은 그의 시신이 안장된 뒤 처음으로 맞이하는 톈안먼 시위 기념일이기도 하다.

명보는 "(2일 방문 당시) 가림막 틈을 통해 봤을 때 공사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면서 "과거 대규모 공사를 해도 차단물이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달랐다"고 말했다.

또 가림막 뒤로는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설치돼 있었고, 묘역 주차장에는 경찰차가 대기하면서 행인과 차량을 관찰했다고 전했다.

앞서 자오 전 총서기가 안장된 뒤 그의 묘소로 가는 길목에는 CCTV 여러 대가 설치됐으며, 기일을 즈음한 지난 1월 방문했을 때 이미 묘역 입구에는 신분 확인장치가 설치돼 있었다고 명보는 덧붙였다.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무력진압에 반대하던 자오 전 총서기는 학생들과의 대화를 모색하려다 덩샤오핑(鄧小平)의 눈 밖에 나 실각했다.

그는 이후 16년가량 가택에 연금됐다가 2005년 1월 17일 별세했다.

하지만 그는 중국 최고지도자들이 사후 안치되는 바바오산(八寶山) 혁명공묘 지도자 구역에 안장되지 못한 채 14년간 자택에 안치됐다가 지난해 10월에야 해당 묘역에 묻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