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 이주노동자 기숙사' 없앤다…싱가포르, 신축·환경개선
이주노동자 관리 소홀이라는 지적을 받은 이른바 '닭장 기숙사'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2일 CNA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국가개발부와 인력부는 전날 공동 성명을 내고 올해 말까지 이주노동자 6만여명을 수용할 추가 공간이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모듈 공법으로 매우 빠르게 기숙사를 건설하는 방안과 학교 및 빈 공장을 포함해 현재 사용 중이지 않은 정부 건물을 기숙사로 전용하는 방안 그리고 작업장 인근에 이주노동자들을 수용할 임시 숙소를 더 짓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
정부는 또 이주노동자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한 장기계획 차원에서 2년 이내에 이주노동자를 10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전용 기숙사 11곳을 건설할 방침이다.
전용 기숙사에는 편의점이나 이발소 같은 편의 시설이 구비될 예정이며, 올해 말 지어지는 임시 기숙사 시설을 대체하게 된다.
당국은 전용기숙사들이 완공되면 현재 기숙사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들을 이곳으로 옮긴 뒤 기존 기숙사들은 '새로운 기준'에 부합하도록 대대적인 개선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새로운 주거환경 기준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지어지는 임시 기숙사는 인당 주거 공간이 공용 시설을 제외하고 최소 6㎡로 커질 예정이다.
현재 이주노동자 기숙사는 공용 시설을 포함해 4.5㎡에 불과하다.
방 하나에 들어가는 침대 개수도 제한한다.
현재 방 하나에 침대 12~16개가 들어가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앞으로는 10개가 최대다.
또 현재는 이층 침대가 대부분이지만, 새 규정에 따르면 단층 침대만 설치되고 침대 사이 거리도 1m가 돼야 한다.
침대 15개당 하나꼴인 욕실과 화장실 그리고 싱크대는 침대 5개당 최소한 한 개로 역시 바뀐다.
의무실 침상 역시 침대 1천개당 1개에서 15개 정도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가개발부와 인력부는 이와 함께 싱가포르의 좁은 국토 면적을 고려하면 향후 지어지는 이주노동자 기숙사 중 일부는 지금보다는 더 주택가와 가까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양 부처는 성명에서 "싱가포르 국민도 이주노동자 기숙사를 꺼리는 '님비' 사고방식을 버리는 대신 싱가포르를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는 이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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