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처리에 대한 조치로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철폐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이 미국을 향해 "내정 간섭을 하지 마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미중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지도자의 중국에 대한 질책은 완전히 사실과 다르다"며 "관련 보복 조치는 모두 중국 내정을 심각하게 간섭하고 중미 관계를 해친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의 보복 조치는 남을 해칠 뿐 아니라 자신도 해친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자오 대변인은 "홍콩은 중국에 홍콩이고, 홍콩의 사무는 중국의 내정에 속한다"며 "홍콩보안법의 목적은 홍콩 특별행정구의 안보 관련 입법 분야를 보완해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를 관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국가도 이에 대해서 간섭할 권한이 없고 또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의 국가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수호하려는 의지와 일국양제 관철, 어떤 외부 세력의 홍콩 사무에 대한 간섭도 반대한다는 뜻은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자오 대변인은 "미국의 홍콩보안법 제정에 대한 간섭은 완전히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준칙에 위배된다"면서 "최근 미국은 국가 안보 개념을 확대해 중국 기업을 악의적으로 압박하고,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을 조사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를 끊임없이 질책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도덕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세상 사람들을 속이기에도 역부족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 시각) 중국의 홍콩보안법 처리 강행를 비판하며 보복 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철폐하고, 중국 기업, 중국 관리와 유학생 등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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