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관료·기업인·학자들 접촉 사실상 단절돼
"미·중 갈등 고조에 양국 비공식 외교채널도 끊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하면서 양국의 비공식 외교 채널도 사실상 단절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코로나19 중국 책임론' 등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양국의 정부 관계자, 기업 임원, 전직 관료, 학계 인사들 간 물밑 접촉도 거의 중단됐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연구소의 왕후이야오 대표는 "양국 간에 오가는 많은 메시지는 오직 정부 대변인이나 언론 등을 통해서 전달된다"며 "이는 상호 소통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오해를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호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물밑 접촉이 사라지면서 양국 간에는 트위터 등을 통한 험악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중국에 대한 독설을 쏟아내는 것은 물론 '전랑'(戰狼·늑대 전사)으로 불리는 공격적인 중국 외교관들도 트위터에서 미국 등 서방 세계에 대한 거센 비난을 퍼붓고 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부 장관 등 원로 정치인과 미국 기업인 중 상당수는 아직도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중국 관료들은 얼어붙은 양국 관계를 의식해서인지 예전과 같은 솔직한 대화를 나누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미국 기업인은 "요즘에도 중국 지도부와 미국 최고경영자(CEO) 간 접촉이 이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전처럼 '전략'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전술'에 관한 대화에 그친다"며 양국 간 물밑 접촉의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