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미국의 실질 실업률이 25%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공식 실업률 14.7%보다 미국인들이 느끼는 체감 실업률이 훨씬 크다는 의미다.

므누신 장관은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실질 실업률이 25%에 달할 수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럴 수 있다”고 했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구직활동 포기자는 물론 본인 의사보다 적게 일한 근로자까지 합친 미국의 지난달 실질 실업률은 22.8%였다. 그나마 지난달 18일까지만 반영한 수치다. 폭스뉴스 진행자가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지난달 전체적으로 실질 실업률이 1930년대 대공황 수준인 25% 이상이 될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므누신 장관이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므누신 장관은 이어 “일자리 지표는 아마 더 나빠진 뒤에야 반등할 것”이라며 다음달 실업률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일자리 지표가) 3분기에 개선되고, 4분기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므누신 장관은 실업자 중 상당수가 ‘일시 해고’ 상태라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달 실직자의 78.3%에 달하는 1810만 명이 자신의 상태를 ‘일시 해고’로 분류했다. 경제 활동이 정상화되면 대부분의 실업자가 금방 일터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도 이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4월 일자리 수치가 나쁘다”며 “5월 수치도 매우 나쁠 것”이라고 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선임경제보좌관도 “일자리 지표가 5월이나 6월에 저점을 기록할 것”이라며 실업률이 일시적으로 20%를 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