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예외입국 한국이 유일·중소기업 문호 개방도 처음
베트남에 韓 143개 기업 340명 예외 입국…"빗장 푸는 단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 베트남에 29일 한국 중소·중견기업 127개사 등 143개 기업의 필수인력 340명이 예외적으로 입국했다.

베트남 정부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계열사 직원 650여명의 입국을 허용하고 LG전자 등 LG 계열사와 협력사 직원도 500명 가까이 입국할 수 있게 했지만, 중소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 내 플랜트 건설과 공장 증설·운영 등에 필요한 인력으로 공기업 1개, 금융사 6개, 대기업 9개, 중소·중견기업 127개사 직원으로 구성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국 기업인의 단일 입국으로는 최대 규모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이들은 이날 인천발 대한항공 전세기 두 편을 이용, 베트남 북부 꽝닌성 번돈공항에 도착한 뒤 곧바로 꽝닌성 할롱시에 있는 5성급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곳에서 2주간 격리를 마치면 다음 달 13일부터 개별 사업장으로 이동, 본격 업무를 시작한다.

코트라(KOTRA) 베트남 하노이 무역관은 격리 기간에 화상으로 베트남의 투자·무역 환경과 역사, 문화 등을 소개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할 계획이다.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외국인 입국 금지 조처를 한 후 대규모 기업인의 입국을 잇달아 허용한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박노완 주베트남 대사 등 현지 한국대사관 직원들이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우리나라 진출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해달라고 끈질기게 요청해 물꼬가 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일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통화에서 "중소기업 인력도 이른 시일 내 베트남에 입국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드린다"고 요청한 뒤 중소·중견기업 임직원의 단체 입국도 성사됐다.
베트남에 韓 143개 기업 340명 예외 입국…"빗장 푸는 단계"
이날 번돈공항에는 박 대사와 도 녓 호앙 베트남 투자계획부 외국인투자청장이 직접 나가 한국 기업인들을 맞이했다.

박 대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베트남 정부가 서서히 한국에 대한 빗장을 푸는 단계"라면서 "개학을 앞두고 아직 입국하지 못한 우리나라 학생 및 학부모 200명가량과 추가 입국이 필요한 필수 기업인 700명 등이 조속히 베트남에 들어올 수 있도록 당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사는 또 "한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고 있는 만큼 베트남 정부가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을 선도적으로 해제하는 쪽으로 외교적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사는 이어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이 마음 아픈 결정이었다는 얘기를 베트남 고위 당국자들로부터 여러 차례 들었다"면서 "이번에 대규모 기업인의 입국을 허용한 것은 한국을 특별히 배려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