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공연 중단되자 각자 거실서 4시간 온라인 노래·연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메트)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집에서 들려주는 '앳 홈 갈라' 공연을 선보였다고 AP 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 메트의 '집콕' 오페라…"코로나로 지친 영혼 달래"
클래식 음악의 거성들이 세계 곳곳에 흩어진 각자의 집 거실에서 기술의 힘을 빌려 사실상 자택 격리 중인 음악팬들을 위로한 것이다.

이날 공연에서 테너 하비에르 카마레나는 스위스 취리히의 집에서 벨리니의 '해적'(Il Pirata)을 열창했다.

야니크 네제-세갱 오페라 음악 감독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피터 겔브 총감독은 뉴욕에서 각각 참여했다.

여기에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 바리톤 브린 터펠, 테너 로베르토 알라그나는 각각 미국과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 인터넷 무대에 올랐다.

스타들의 집은 공개 행사장이기도 했다.

카우프만은 명품 뵈젠도르퍼 피아노 주변에 공연장과 같은 붉은 좌석을 마련했고, 귄터 그로이스보크는 피아노에 메트 극장 모형과 파란 마스크를 착용한 리처드 바그너의 동상을 올려놓아 눈길을 끌었다.

알라그나는 턱시도에 청바지를, 소프라노 소냐 욘체바는 흑백의 드레스를 입는 등 복장도 각양각색이었다.

모스크바에서 참여한 일다 아브드라자코프는 노래를 마친 후 불과 몇 시간 만에 아내가 출산하기도 했다.

스페인에서 참여한 디바 조이스 디도나토와 세갱은 33년간 메트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다 지난 4일 코로나19로 사망한 빈센트 리온티를 추모하는 영상을 올리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렇게 13개국에서 당대 쟁쟁한 별들이 참여한 이날의 오페라는 스카이프를 통해 생중계됐다.

모두 33개의 라이브와 사전에 녹음된 7개의 연주가 4시간 동안 어우러졌다.

메트는 25일 오후 1시 시작한 공연에 한때 162개 국가에서 30만 뷰를 기록했으며, 26일 밤까지 접속한 기록까지 합치면 100만 뷰에 달했다고 밝혔다.

겔브 총감독은 "코로나19에 따른 공연 중단으로 6천만 달러의 적자가 발생했다"며 "이번 공연은 임시 만병통치약 같은 것으로서 예전에 없던 방식으로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줬다"고 말했다.

겔브 총감독은 "공연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수많은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뉴욕 메트의 '집콕' 오페라…"코로나로 지친 영혼 달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