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사물인터넷·클라우드·인공지능·스마트전력망 등 망라
중국 정부, 첫 구체적 '유권 해석' 제시
중국 돈 쏟아 붓겠다는 '신 인프라' 윤곽 드러나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 투자를 예고한 '신(新) 인프라'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을 필두로 한 '신 인프라' 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중국에서는 어떤 분야가 '신 인프라'에 포함되는 것인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이번에 중국 당국이 '유권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22일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우하오(伍浩) 국가발전개혁위원회 혁신·하이테크발전국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신 인프라'에 관한 비교적 상세한 설명을 내놓았다.

우 사장은 '신 인프라'를 "정보통신망을 기초로 하며 디지털 전환, 스마트 업그레이드, 융합 혁신 등 서비스를 위한 기초시설"이라고 정의 내렸다.

그러면서 5G, 사물인터넷, 공업인터넷, 인공지능, 클라우드, 블록체인, 데이터 센터, 빅데이터, 스마트 교통, 스마트 에너지 등을 '신 인프라' 관련 분야로 열거했다.

또 공익성이 있는 과학 연구, 산업 기술 연구개발과 관련된 시설 역시 '신 인프라' 개념에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신 인프라'에 해당하는 분야를 구체적인 수준으로 설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설명은 그간 시장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던 '신 인프라'의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차이신(財新)은 지적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최고 지도부 7인의 모임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지난달 4일 회의를 열고 조속히 '신 인프라' 건설을 진척시키라고 지시했다.

상무위원회는 5G망과 데이터센터 구축을 구체적인 '신 인프라' 투자 대상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이후 당국의 권위 있는 해석이 부재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도대체 '신 인프라'가 무엇이냐는 논쟁이 가열됐다.

이런 가운데 국영 중국중앙(CC)TV가 지난달 '신 인프라'에 5G 기지국,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공업 인터넷, 특고압 송전, 도시 간 고속철 및 전철, 신에너지차 충전소 등 '7대 분야'가 포함된다고 보도하면서 중국 사회에서는 이것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강했다.

하지만 이번 발개위의 '유권 해석'에는 5G, 데이터센터, 인공지능, 공업 인터넷 4개는 포함됐지만 도시 간 고속철, 신에너지차 충전소 등은 들지 못했다.

다만 아직도 중국에서 무엇이 '신 인프라'에 포함되는지가 명확하게 최종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

우하오 국장은 "기술 혁신과 산업 변혁에 따라 '신 인프라'의 외연은 불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향후 범정부 차원의 '신 인프라' 발전 종합 계획을 수립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으로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6.8%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은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기 부양을 예고했다.

아직 정확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중국은 올해 재정 적자율 상향, 특별 국채 발행,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용 특수목적채권 배정 확대 등을 통해 강도 높은 경기 부양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다만 중국 안팎에서는 소위 '신 인프라'라는 것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부정적이던 시 주석이 정책 방향을 전환하기 위해 내건 대외 명분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며 결국에는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 전통적인 인프라 시설 투자가 여전히 주를 이룰 것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히 강하다.

현 중국 지도부는 시 주석의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시절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하고자 펼친 4조위안대의 초대형 부양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높은 질적 발전'이라는 다른 길을 걸어가겠다는 의지를 뚜렷이 밝혀왔다.

후진타오 시절의 인위적 경기 부양은 지방정부 부채 급증, 부실기업 양산, 산업 과잉 생산,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의 여러 부작용을 남겼다.

시 주석은 집권 후 구조조정을 통한 과잉 생산 해소, 부채 축소, 부동산 가격 안정 등 인위적 부양책의 부작용을 걷어내는 데 큰 노력을 쏟아부어야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