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충격 본격화하며 부실 대출 계속 증가 전망
글로벌 투자은행들 `디폴트 홍수' 우려…대손충당금 크게 늘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가계와 기업들의 대규모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우려해 대손충당금을 크게 늘렸다.

16일 AP통신에 따르면 JP모건과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은 최근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악성 대출의 디폴트에 대비해 200억달러 가까운 대손충당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에 많은 기업 고객들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 투자은행의 대손충당금은 경제 부진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2분기에는 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이익이 40% 이상 급감한 투자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대거 늘린 점이 실적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1분기 대손충당금을 업체별로 보면 BOA가 48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무려 5배가량 급증했고, 시티그룹은 70억달러로 작년 동기 20억달러의 3.5배로 늘었다.

골드만삭스는 1분기 9억4천만달러를 불량대출에 대비해 확보해두었다.

이는 작년 동기의 2억2천달러보다 4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지난 1분기 순익이 89% 급감한 웰스파고는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쌓았다고 AP는 전했다.

대부분 경제학자와 투자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제한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0~40% 격감하고 실업률은 25%까지 치솟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심각한 경기 침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웰스파고의 찰리 샤프 CEO는 "이런 상황은 과거 경험하지 못한 일"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투자은행들은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이 미국에서 본격화한 3월 이후 소비가 크게 줄고 신용카드와 직불카드의 사용이 줄어 경제가 악순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GDP의 75%를 차지하는 소비의 감소가 생산을 위축시키고 다시 일자리를 줄여 경제 침체를 심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 `디폴트 홍수' 우려…대손충당금 크게 늘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