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청명절 연휴(4~6일) 마지막 날인 지난 6일. 베이징의 대표적 쇼핑몰로 꼽히는 창핑구 바다링아울렛은 쇼핑객들로 북적였다. 마스크를 쓴 사람들의 양손에는 쇼핑백이 가득했다. 일부 매장 밖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300여 개 매장이 몰려 있는 이곳은 중국 소비 경기를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중국 “공장 가동률 90%까지 높아져”

베이징 쇼핑몰 북적, 공장 가동률 90%…中 "경제 급속 회복 중"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충격을 받은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주요 제조업체 공장 가동률도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32명, 사망자는 0명이다.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날은 중국 정부가 관련 통계를 내놓은 이후 처음이다. 정부가 진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에 대한 봉쇄 조치를 76일 만인 8일 해제하기로 하면서 소비 심리도 급속도로 살아나는 모습이다.

미국과 유럽보다 코로나19 사태를 먼저 겪은 중국의 사례는 다른 여러 국가의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한국 경기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중국의 내수경기 회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 따르면 후베이성을 제외하고 중국의 공장 가동률은 90%까지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 저장성과 장쑤성, 광둥성, 산둥성, 광시성, 푸젠성 등 주요 산업지역 공장의 가동률은 거의 100%에 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의 가동률은 98%에 달하고 이들 기업의 직원 복귀율은 90%에 이른다. 다만 후베이성의 공장 가동률은 80%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현지 소식통들은 “통계를 100% 신뢰할 수 없지만 회복세를 타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쳤던 지난 2월 중순 40%까지 떨어졌던 자동차 공장 가동률도 3월 말 85%까지 상승했다. 독일 폭스바겐과 BMW, 다임러, 미국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공장은 100%에 가까운 가동률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공장도 정상 궤도에 올라섰다. 현대·기아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삼성전자, LG전자, LG화학, SK이노베이션, 포스코 등의 현지 공장은 지난달 중순 생산 재개에 들어가 현재 가동률이 셧다운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중국 제조업 경기도 급반등하는 추세다.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0으로 전달(35.7) 수치를 크게 웃돌았다. 제조업 PMI는 기준선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세를 뜻한다.

“경제회복 반등세 좀 더 지켜봐야”

베이징 쇼핑몰 북적, 공장 가동률 90%…中 "경제 급속 회복 중"
코로나19가 사실상 종식 단계에 접어들면서 중국 전역의 유명 관광지와 공원은 나들이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안후이성 황산과 항저우에는 청명절 연휴 기간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쇼핑몰은 모두 문을 열었고 배달과 포장 서비스만 하던 식당들도 대부분 매장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출퇴근 시간대 주요 도시의 지하철도 혼잡을 빚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최근 중국 경제 회복세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2월 경제활동이 반 토막난 데 따른 반등의 측면이 강하다”며 이런 추세가 계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거의 사라졌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해외에서 유입된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무증상 감염자도 하루 수십 명씩 나오고 있어 재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증상 감염자는 발열과 기침, 인후통 등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을 말한다. 중국 정부가 환자로 분류하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는 전날보다 30명 늘었다. 현재 의학 관찰을 받는 무증상 감염자는 1033명에 달한다. 무증상 감염자는 중국 보건당국이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 1일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한 봉쇄가 해제되면 무증상 감염자 증가세는 더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모두 해외 입국자들로 확인되자 중국 정부는 해외에 있는 중국인 유학생에게 귀국하지 말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kdg@hankyung.com